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저스 공습에 대항하고자 DC에서 3년간 이를 갈고 만든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이 드디어 성사되었습니다. 사실 평가들이 그리 좋지 못합니다. 이 캐릭터들의 오랜 팬인 저조차도 팬심으로 커버할 수 없는 부족함이 영화에서 보이는 것이 너무 아쉬울 따름입니다. 여기저기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리뷰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제 나름의 소감을 몇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스포일러를 담고 있으니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뒤로 돌아가주세요.
단점: 조악한 편집과 2%정도 부족한 캐릭터간 이해관계의 개연성
이 영화는 많은 부분에서 '모두 잡으려다 잡아야할 중요한 것들까지 놓쳤다'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택과 집중'의 미덕을 매번 선사하며 관객들에게 기쁨을 선사한 마블과는 너무 차이나는 대목이죠. 애초에 마블은 기획단계에서 굉장히 길게보고 느긋하게 타임라인과 스토리를 구성해 놨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어느 부분에 집중해야하는지를 명확하게 구분지어주는거죠. '이 스토리는 다음 작품에서 얘기하면 되니까 이번에는 요정도 선에서 마무리하는걸로 하자'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무리수가 너무 많이 보입니다. 슈퍼맨의 기원만 설명하면 그만이었던 전작 '맨 오브 스틸'과는 달리, 이번에는 소개해야 하는 캐릭터도 늘어났고, 왜 이들이 싸우는지도 설명해야했습니다. 마블 같았으면 영화 4-5편으로 쪼개서 길게보고 관객들에게 설득력을 얻어가는 어프로치를 택했겠죠. 어벤저스를 만들기 전에 캐릭터별 솔로무비들을 출격시켰고, 시빌워를 만들기 위해서 몇 수십개의 떡밥을 날려왔는지 셀 수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성질 급한 워너브라더스의 윗분들께서는 렉스루터, 배트맨, 원더우먼, 심지어 둠스데이까지 한 방에, 한 영화에서 모두 소개시키는 방향을 감독에게 제시한 것입니다. 그린랜턴에서 배운게 없는 모양입니다.
그런 어프로치가 렉스루터와 같은 캐릭터가 파생되는 참극을 빚었습니다. 아마 이 영화를 통해 가장 크게 피해를 보는 캐릭터(배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미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렉스가 사악한 인물이라고 다 인지를 한채로 극장에 왔다고 착각을 한 모양입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렉스는 왜 그런 사악한 행동들을 저지르는지, 왜 사람들을 죽이는지, 도대체 왜 둠스데이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불충분합니다. 원작처럼 슈퍼맨에 대한 열등감이 동기라면 그 동기를 좀더 묵직하게, 그리고 되도록 짧고 강하게 설명했어야 합니다. 제시 아이젠버그라는 배우를 통해 기대한 캐릭터는 '소셜 네트워크'와 '나우유씨미'에서 보여줬던 지적이고 동기부여 확실한 인물이지 이런 가볍기 짝이없는 또라이가 아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배우에게도 이번 역할은 마이너스라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절제의 미덕같은 것이 없습니다. 캐릭터별 비중 분배, 흔히 말해 연출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 영화 초반 1시간 동안은 브루스웨인-클락켄트-렉스루터 이 세 캐릭터의 푸티지를 번갈아서 보여주는데, 이 부분이 굉장히 피곤합니다. 뭘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바로 전 장면하고 어떻게 이어지는지도 기억이 흐릿합니다. 영화 만드는 사람의 기본은 '내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관객에게 영상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싶어하는지 너네가 알아맞춰봐'가 아니란 말이죠. 예술영화 전문상영관인 CGV 무비 꼴라쥬에서도 저런 고약한 영화는 틀지 않습니다. 렉스 루터의 비중을 줄인다던가 하는 식으로 캐릭터별 비중을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에디팅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한 명이 살려면 다른 한 명은 어느정도 숨을 죽여주는 것'이 캐릭터가 강조되는 영화들의 기본입니다. 전부다 날뛰게되면 -삼계탕 안에 닭, 돼지, 소 다 넣어보세요 어떻게되나- 결국 최종목적지는 휴지통이 될 뿐이죠.
DC세계관에서 가장 강한 빌런 중 하나인 둠스데이는, 트리니티(배트맨-슈퍼맨-원더우먼)의 협력을 위해 필요한 도구였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왜 렉스가 이 녀석을 창조하는지에 대한 개연성을 찾기는 쉽지가 않네요. 예전에 DC에서도 흔히 보였던 증상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사악한 존재를 창조하는 이가 계속해서 존재합니다. 합리성같은 것을 좀 고려하고 캐릭터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점: 원더우먼, 그리고 호쾌한 액션
이 영화 최대 수혜자는 원더우먼이 될 것 같습니다. (흡사 '도둑들'에서의 전지현과 같은 씬스틸러였습니다.) 원더우먼의 첫 등장 장면은 아마 영화 상영 중에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장면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그녀의 존재감은 강렬합니다. 스토리 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영화임에도, 원더우먼은 이 영화의 어디에서나 무난히 섞이고, 싸움의 동기도 충분하며, 그 매력도 차고 넘칩니다. 배우의 연기 뿐만 아니라 연출면에서도 굉장히 훌륭하게 만들어낸 캐릭터였던 것이죠. 그렇기에 이 아쉬운 영화 속에서 홀연히 빛나는 것입니다.
배트맨 역시도 수혜자입니다.
그의 현란한 액션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데요. 팬들이 원하던 배트맨이 구현됐습니다. 아캄 게임시리즈에서 보여준 현란한 액션이 스크린으로 넘어온 것이죠. 크리스천 베일의 배트맨이 보여주지 못했던 액션을 이 영화에서는 원없이 보여줍니다. 예고편에서 보여준 액션이 전부일꺼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예상치 못하게 한 방 먹었다는 느낌입니다.
워너브라더스 고위층에서 배트맨 관련 장면을 더 추가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할 정도로 그의 비중은 절대적입니다. 실제로 벤 에플렉은 노년에 다가가는 브루스 웨인을 완벽하게 연기해냈습니다. 고뇌하는 배트맨이 아니라, 분노와 냉소로 가득한 폭력적인 배트맨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불살의 신념도 살짝 저버린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액션에 관한한 당분간 히어로물에서 이 영화를 능가할 작품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스토리 포기하고 액션에 올인해서 만든영화 아닌가 싶을 정도니까요. 부족한 스토리는 액션으로 모두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썩은토마토 지수 40%는 너무 박하다고 봐요.
'배트맨 vs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은 단점이 많이 보이지만, 영상미나 액션의 박력은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 영화였습니다. 부족한 개연성들은 향후 개봉하게될 저스티스 리그 캐릭터들의 단독영화들에서 상당수 회복되지 않을까 기대해보게 되네요. 올해 말에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새로운 조커가 소개된다고 하니, 조금씩 맞춰져갈 DC 유니버스의 퍼즐을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겠습니다.
슈퍼히어로는 참 좋겠습니다. 멋있게 싸울 줄 아는데다가, 만화책 커버와 블록버스터 영화의 표지를 장식하고, 멋진 코스튬과 간지나는 코드명까지 갖고 있죠. 더불어, 대부분의 경우엔 악당을 무찌르기에 충분한 자금을 갖추고 있기까지 합니다. 올해의 샌디에고 코믹콘 개막과 더불어 (경제적으로) 강력한 영웅 5명을 뽑아봤습니다. 1위를 차지한 영웅의 재산은 무려 90조달러(10경원)에 달합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2014년 기준 총재산은 11조라고 하니, 규모가 짐작이 가실런지요. 참고로, 브루스 웨인(배트맨)과 토니 스타크(아이언맨)는 1위가 아니라고 합니다(!)
5위: 에마 프로스트 (X-Men - Marvel Comics)
추정 순자산: 10억 ~ 30억 달러
(한화 1조~3조원 가량)
텔레파시 능력자이며, 현재는과거를 청산하고 엑스맨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에마 프로스트가 5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수십억의 가치 평가를 받고 있는 전자기기 업체 '프로스트 인터내셔널'의 CEO로 재임 중이기 때문인데요. 그녀의 정확한 부의 규모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지만, 그녀의 자신의 회계사 한 부대에게 명령하여 (보통 자산이 너무 많아서 감당이 안 될 때 이런 표현을 씁니다) 회사 자산을 일부 매각하면서 '유토피아'라고 불리는 엑스맨들의 주거지에 계속해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면, 아마도 굉장히 많을거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4위: 찰스 자비에 교수 (X-Men - Marvel Comics)
추정 순자산: 35억 달러 (한화 4조원 가량)
돌연변이 슈퍼히어로 팀을 운영하는 데는 돈이 듭니다. 많이 들죠. 고로, 2명의 엑스맨 리더들이 연달아서 순위에 오르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엑스맨의 창시자이자, 자비에 영재학교의 설립자인 찰스 자비에 교수의 순자산은 약 35억 달러 가량입니다. (순자산 35억달러는 사실 포브스紙에서 선정한 500인의 갑부 중에는 497위 밖에(?) 해당되지 않는 액수입니다)이는 엑스맨의 등장인물인 팬토맥스가, 자비에 교수를 갈취하려는 시도를 하며 알게 된 사실이라고 하네요 (New X-Men 129번째 이슈). 타인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약간이라도 더 많은 돈을 벌게 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겠죠? 하지만, 자비에 교수님에게는 돈을 버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들을 하느라 늘 정신이 없습니다.
3위: 브루스 웨인 (배트맨 - DC Comics)
추정 순자산: 92억 달러 (한화 10조원 가량)
브루스 웨인의 슈퍼파워가 "온갖 신박한 장비들을 갖추고 가라데 훈련을 받을 수 있을만큼 부유한 것"임을 고려할 때, 저 정도 규모의 총알은 갖고 있을 법 합니다. 포브스紙에서 추산한 브루스 웨인의 추정 순자산은 92억 달러, 그리고 그의 회사인 웨인 엔터프라이즈는 매년 313억 달러(한화 35조원)의 돈을 벌어들인다고 합니다. 웨인엔터프라이즈는 항공, 기술, 우주, 식품, 선박, 조선, 의학, 전자, 화학, 철강 등 모든 분야에서 고르게 자리잡은 기업입니다. 현실에서는 GE에 비견될 만한 회사라고 할까요.
2위: 토니 스타크 (아이언맨 - Marvel Comics)
추정 순자산: 124억 달러 (한화 14조원 가량)
아이언맨으로 알려진 토니 스타크가 브루스 웨인과의 억만장자 플레이보이 대결에서 근소하게 우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포브스紙에서 토니 스타크의 자산이 브루스 웨인의 그것보다 많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은 스타크 인터스트리(연간 203억 달러)가 웨인 엔터프라이즈(연간 313억 달러)보다 적다고 합니다. 브루스 웨인의 전설적인 자선사업에 경의를 표합니다.
1. 티찰라 (블랙팬서 - Marvel Comics)
고고한 왕의 자태 (좌측은 아내인 스톰)
추정 순자산: 91조 달러 (한화 10경 가량)
블랙팬서로 알려진 티찰라는 단순히 가장 부유한 슈퍼히어로일 뿐만 아니라, 영화나 만화를 통틀어서 가장 부유한 가상 인물입니다.
한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부를 축적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티찰라는 와칸다의 왕입니다. 와칸다는 마블코믹스에서 창조한 가상의 아프리카 국가이며, 비브라늄(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재료)의 원산지입니다. 굉장히 비싸죠. 비브라늄은 운석이 떨어진 장소에서 나는 특이한 금속인데 지구상에서 거의 유일하게 와칸다에서만 대량으로 생산이 되며, 독점권을 와칸다가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나라의 국왕이니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들였겠습니까.
만화에서 설명된 바에 따르면, 비브라늄의 단가는 1그램에 10,000달러 (한화 1200만원)로 책정되어 있으며, 와칸다 내에는 대략 비브라늄이 10,000톤 가량 매장되어 있습니다. 약간의 계산만 두들겨봐도 그 정도 규모의 비브라늄(약 100조달러)이라면 전세계의 GDP를 합친 것(2014년 세계 GDP 78조달러)보다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비브라늄으로 갑옷에 투구에 무기까지 만들어서 쓰는 궁극의 돈지랄을 시전하고 계시죠.
불행히도 티찰라는 닥터 둠의 음모에 의해 와칸다를 빼앗기고 비브라늄도 털려서, 과거의 군사력을 되찾기는 어려워졌습니다. (둠 워 이슈) 다만, 긍정적인 부분이라면 이 캐릭터가 2016년 개봉 예정인 시빌 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예정이고, 단독 영화가 2018년에 개봉할 예정이라는 겁니다. MCU에서는 부내나는 그의 자태를 마음껏 감상하고 싶습니다.
여기까지입니다. 다 작성하고 보니 배트맨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블코믹스 캐릭터더군요. 다음 번에는 DC코믹스의 부자들만 모아서 작성해봐야겠습니다. 올리버 퀸(그린 애로우)이 리스트에 없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요.
누군들 안 그렇겠습니까만, 개인적으로는 게임회사들이 노골적으로 DLC(Disk Loadable Contents)를 야금야금 출시하면서 수익을 내는 모습을 별로 좋게보지 않고 있었습니다. 6만원 정도에 게임을 구매하고도, 그 이후에 추가적으로 코묻은 돈 뺏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광고들을 볼 때마다 기분이 나빴거든요. 물론 게임회사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게임기 성능이 달라지고, 업체들도 수준 높은 게임을 창조하려면 비용이 몇갑절로 드는데, 소프트 가격은 플스2 시절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요구하는) 합리적인 자구책이라고 볼 수도 있는 거겠죠.
이런 개념을 아예 한 단계 높여서 패키지로 만든 개념이, 이번에 출시된 '아캄 나이트 시즌 패스' 입니다. 일정 기간동안 추가비용을 지불하고 DLC들을 마음껏 즐기라는 거죠. DLC가 이렇게 패키지 개념으로 나와버리니 오히려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욱이 그 패키지의 내용이 올드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알차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죠.
1분 27초 시점부터 시즌패스 광고가 나옵니다
훌륭합니다. 1989년 배트맨 (마이클키튼 주연)의 영화 테마와 스킨을 그대로 가져왔어요. 펭귄들은 후속편인 배트맨 리턴스의 모습 그대로구요. 올드팬들에 대한 배려가 느껴져서, 저도 처음으로 DLC의 구매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1989년 배트맨 스킨, 그리고 배트모빌
이 뿐만 아니라, 트레일러 마지막에 Coming soon 이후 장면을 보고 놀라웠던 부분이
크리스천 베일 배트맨 3부작의 텀블러 배트모빌(!)
크리스천 베일의 배트맨 스킨과 배트모빌도 다가오는 2015년 9월 말에 출시가 된다고 합니다. 이 장면에서 사실상 저는 무장해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냥 돈 주고 해보려구요. DLC를 내놓을거면 이렇게 제대로 내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불만이 적죠.
2015 샌디에고 코믹콘 덕분에, 주말 사이에 엄청나게 많은 물건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고 물건은 단연 배트맨과 슈퍼맨의 쇼다운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트레일러의 주요장면들을 뽑아봤습니다. 스크롤 압박이 있을 수 있어서 접이처리했습니다.
1. 슈퍼맨의 법원 출두
맨오브스틸의 마지막 전투에서 조드장군과 더불어 메트로폴리스시의 절반을 날려버린 책임을 국회의원들이 묻는 장면입니다. 표정에서 외로움이 묻어나는군요. 사람들을 지켜주려고 노력하다가 생긴 결과로 인해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에 빠졌으니 말이죠.
2. 브루스 웨인의 '슈퍼맨vs조드' 시가전 목격
배트맨이 왜 슈퍼맨을 잡아야겠다고 마음먹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장면입니다. 조드장군과 슈퍼맨이 전투를 치를 당시에 브루스 웨인도 메트로 폴리스에 와있었다는 설정인 듯 합니다. 왜 둘이 싸우게 되는가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장면이라고 보여집니다. 모든 사람들이 도망치려 버둥대는 도시 안으로 뛰어들어가는 모습이 역시나 배트맨스럽군요. 흰머리도 많고 눈에 주름까지 진 중년남성치곤 굉장히 혈기 넘칩니다.
3. 웨인저택, 그리고 배트케이브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웨인저택이 불에 타서 몇년은 방치된 듯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바로 아래 컷은 배트케이브. 굉장히 현대적으로 개발된 모습인데요. '배트맨 주식회사'의 컨셉을 가져온 듯 합니다. 브루스 웨인의 타이어를 이용한 하드 트레이닝, 그리고 알프레드의 첫 모습도 볼 수 있군요.
4. 도시전설 '배트맨'
자경단원, 혹은 도시 전설로써의 배트맨의 모습을 보여주며, 페리화이트 편집장과 클락이 언쟁을 벌입니다.
5. 희망의 상징 '슈퍼맨'
정치적으로 미움을 받던 말던, 슈퍼맨은 정말 그 이름에 걸맞게 희망의 상징으로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갑니다. 걱정이 많은 어머니도 몇마디 거들죠. '천사던, 기념비던 좋으니 사람들이 원하는 존재가 되려무나'. 아들이 상처받지 않길 원하는 따뜻한 어머니의 모습이죠.
6. 불구대천의 숙적 '렉스 루터'
'미국에서 제일 오래된 거짓말이 뭔지 아십니까? 악마는 땅 속에서 나오지 않아요 하늘에서 내려오죠'라는 대사와 함께 등장을 알리는 렉스 루터. 울버린 솔로 무비에서 울버린의 연인 '마리코'로 나왔던 오카모토 타오가 렉스루터의 개인 비서로 등장하는 듯 합니다. 조드장군의 시체는 덤으로 까메오 출연이군요.. 그의 시신에서 과연 뭘 건지려는 걸까요.
7. 2대 로빈 '제이슨 토드'의 망가진 수트
제이슨 토드의 죽음이 배트맨에게 가장 큰 좌절을 안긴 사건이기에, 이번 영화에서도 가볍게 짚고 넘어가지는 않을 듯합니다. 원작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부연설명 드리자면, 제이슨 토드는 혼자 조커를 잡겠다고 나섰다가 조커에게 잡혀서 폭행과 고문 등의 역관광을 당하고 결국 그에게 살해당합니다. 자기 때문에 가장 충직한 부하를 잃어버렸다는 죄의식 때문에, 배트맨에게 가장 충격을 준 사건이죠.
HAHAH, Joke's on you BATMAN~ (이게다 네 탓이야 배트맨~' 혹은 '조커가 배트맨에게 주는 선물' 등으로 해석 가능할 것 같습니다)
8. 원더우먼의 첫 등장
목에 장식만 없으면 패스트 앤 퓨리어스
9. 선전포고
알프레드와 대화 중인 것으로 보이는데, 대사는 '전 인류를 쓸어버릴 지도 모르는 힘을 가진 존재예요. 내가 그를 박살내야겠어요.'
사실 '안 덤비면 그만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배트맨이라는 캐릭터는 잠재적 위협요소를 함부로 방치하지 않는 캐릭터입니다. 게다가 메트로폴리스가 사단이 날 때 그 자리에서 직접 목격한 것도 있기 때문에 그냥 둘 수가 없는 거죠. 선전포고입니다.
10. 아쿠아맨??
무슨 장면인지에 대해서는 추측이 분분하나, 아쿠아맨이다, 혹은 월드엔진 밑에 깔려있던 크립토나이트를 수거하러 가는 중이다 등등의 가설 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11. 웨인家의 죽음
토마스 웨인과 마사 웨인은 서브컬쳐 내에서 대체 몇 번이나 죽는 지 모르겠습니다. 가엾는 어린 아이 브루스를 표현하기에 저만큼 과격하고 극적인 장치가 없기에 부각시키는 듯 합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상당히 프랭크 밀러의 냄새가 나는 연출이라는 겁니다. 영화가 아니라 그래픽 노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색감입니다.
12. '슈퍼맨 레드선'에서의 코스츔을 입고 있는 배트맨
도저히 뭔지 알 수 없는 그림입니다. 슈퍼맨의 로고를 어깨에 부착한 군인들 모두와 배트맨이 격돌하는 장면.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저 의상은 슈퍼맨:레드선 에서 등장하는 배트맨의 의상입니다.
13. He is not our enemy
슈퍼맨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브루스에게 알프레드가 충고합니다. '그는 우리 적이 아닙니다'.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은 알프레드의 말 한마디로군요.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14. 크립토나이트
'영원히 고통받는 슈퍼맨'의 시작. 고생문이 열렸습니다. 슈퍼맨의 최대약점 크립토나이트.
15. 배트맨 vs 슈퍼맨
새로 만든 철갑옷으로 슈퍼맨을 뭉개는 배트맨.
16. 원더우먼-슈퍼맨-배트맨, 삼신기 (Trinity)의 액션 3종세트
소름 끼친 부분입니다. 특히나 배트맨의 저 유명한 자세는 '다크나이트리턴즈'에서 그대로 오마쥬해온 그림입니다. 원작에 대한 존중심이 투철하다는 점. 그만큼 팬보이들을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7. 마무리
엄청난 트레일러였습니다. 추가로 원작 반영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사진 몇 장 더 보시죠.
1. 슈퍼맨의 법원 등장 장면
2. 손목을 모으는 원더우먼의 상징적인 전투자세
3. The Dark Knight Returns
4. '아캄시티'에 등장한 로빈의 코스츔
이 외에도, 흥미로운 떡밥들이 많이 뿌려져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죠. 브루스 웨인은 사건 당시에 메트로폴리스에 있었습니다. 시리즈 자체 떡밥이라고 할까요. 이 장면은 전작인 '맨오브 스틸'에서 팬들이 불만으로 가졌던 '지나치게 많은 폭발과 파괴 장면'에 대한 제작진의 답변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선택의 결과가 어떤 형태로 파생되는 지를 보여주려는거죠. 그 날의 파괴가 영화를 본 관객들만 화나게 한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있던 브루스 웨인도 화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설득력있는 내용 전개가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원더우먼은 굉장히 멋있습니다. 오히려 코믹스 때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배우인 갈 가돗이 나름의 분석을 통해 잘 소화한 듯 합니다. 문제는 렉스루터인데, 카리스마 있는 악당의 모습이 아니라 약간 뺀질대는 또라이 느낌이 난단 말이죠. 극 전체 분위기와 어울린다면야 다행이겠지만 말입니다.
전반적으로 대단히 만족스러운 내용이었습니다만, 사족을 굳이 달자면
한 편으로는 영화 한 편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다 결국 산으로 가버렸던 감독의 전작인 '워치맨'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생깁니다. '선택과 집중'의 미덕은 그간 많은 마블코믹스 영화들의 성공 저변에 깔려있었거든요. 하지만 이 영화는 대놓고 온갖 떡밥이란 떡밥은 다 살포하고 있습니다. 이 쯤되면 아무리 잘 나와도 중박 정도밖에는 안 될 수도 있다는 소리예요. 하지만, 아직 1년이나 개봉이 남았으니 헐리우드에서 가장 유능하다는 제작진들의 솜씨를 느긋하게 기다려 보렵니다.
배트맨 vs 슈퍼맨 : 돈 오브 저스티스는 2016년 7월 개봉 예정입니다. 이제 1년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주 Entertainment Weekly 잡지에서는 곧 다가올 샌디에고 코믹콘에 맞춰 DC의 '배트맨 vs 슈퍼맨: 돈 오브 저스티스'의 스틸컷을 공개했습니다. 양이 꽤 되는데다가, 그간 애니메이션과 만화책에서 봐왔던 구도를 그대로 구현한 샷들도 많아서 양덕들은 이미 온라인 상에서 난리가 난 상태입니다. 사진 보시죠
배트맨 - 원더우먼 - 슈퍼맨. The Trinity Assemble
배트시그널 앞에서 슈퍼맨을 기다리는 배트맨
구세주 슈퍼맨. 맨오브스틸 이후로 그를 흡사 신처럼 떠받드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시 아이젠버그가 연기할 렉스루터. 아직 머리털이 있는 것을 보니 중간에 어떤 계기로 머리숱을 모두 잃는듯 하군요
벤 에플렉 (브루스 웨인 役)에게 디렉팅 중인 잭 스나이더 감독. 흰머리가 보이는 브루스 웨인을 보니 짠합니다
무도회에서 조우한 원더우먼(다이애나 프린스)과 배트맨(브루스 웨인)There's a storm coming Mr.Wayne
배트맨 vs 슈퍼맨
공개된 스틸컷은 여기까지지만, 이미 양덕들은 저 스틸컷들의 원안 (애니메이션과 만화책)들을 찾아낸 상태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죠. 이미 애니메이션과 만화책으로는 한번씩 봤던 장면들인겁니다. 근데 이런게 실사영화화된다니 덕후들 거품물수밖에요.
꿈은 현실이 됩니다.
그런데 아직도 개봉은 1년 남았다는게 함정. 마블코믹스에게 극장가를 점령당한 워너브라더스에서 칼을 갈고 아주 오랜 시간을 두고 홍보를 해오고 있습니다. 개봉 3년 전부터 영화 홍보를 하고 있었으니... 여하튼 기다림의 끝이 이젠 1년도 남지 않았다는게 그나마 위안이랄까요.
그 덕에 양덕양산소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가 전에 없던 흥행기를 맞이한 것도 사실입니다. 판권료로 무지막지한 수입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세한 수치는 알 수 없어도, 그들이 우리 세대에 미치고 있는 무형적인 가치만 해도 환산불가 수준이니까요.
그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그들과 협업을 하고 싶어하고, 그들의 캐릭터들을 이용해 스스로의 브랜드 이미지와 시너지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삼성이나 현대가 이 호황기를 그냥 놓칠리가 없죠. 삼성은 얼마전에 갤럭시 S6 어벤저스 에디션을 1,000대 한정으로 발매해서 금방 다 팔아치웠습니다. 사실 2008년 아이언맨 개봉 이 후로 충분히 기회가 많았는데 2015년이 된 오늘날에 와서야 이토록 슈퍼히어로에 혼이 팔린듯한 마케팅들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참 애잔합니다.
얼마 전 현대자동차에서, DC코믹스의 세 영웅인 슈퍼맨, 배트맨, 플래시를 활용한 그랜저 광고를 내놨습니다. 우선 보시죠.
다 보고나서 제 첫 느낌은 '황당하다' 였습니다. 일단 무너지는 건물 몇 채와 그 사이에서 도와달라고 소리지르는 민간인만 있으면 히어로가 멋있게 보인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이건 히어로물을 대하는 가장 낮은 수준의 발상이죠. 마이클 베이가 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로 욕먹는 이유가 내용도 없이 계속 뻥뻥 터뜨리기만 해서라는 사실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겁니다. 일단 그 발상도 어이가 없는데, DC히어로들과 그랜저라는 상품간의 연결고리가 1도 보이지 않습니다. '기대 이상의 라인업'이라는 지루한 카피 한 줄만이 공허하게 존재할 뿐입니다.
깨알같이 '슈퍼맨 - 그랜저 디젤 (힘의 상징)', '배트맨 - 그랜저 가솔린 (그냥 보통인간)', '플래시 - 그랜저 하이브리드 (연비의 상징)' 이런 식으로 연결을 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미세하게 보이긴 합니다만(과연 의도하긴 한건지), 이렇게 찍을거면 대체 왜 그 비싼 판권료 낸건지 모르겠습니다. 현대 브랜드가 전혀 살질 않아요. 그렇다고 히어로들이 돋보이느냐고 묻는다면 딱히 그것도 아닙니다. 미국에서 팔려고 만든 광고인 것 같은데, 단순히 미국 만화캐릭터 집어넣었다고 해서 미국시장에서 이런 마케팅이 먹힌다고 보는건지도 의문스럽습니다. 대체 타겟 구매층이 누구였을까요? 애들의 마음을 자극해서 '아빠 우리 저거 사자~'하게 만들려는 의도였을까요? 1차원적인 발상으로 광고 만든 후에 '좋아 훌륭해'하며 정신승리하는 것이 대다수 광고주들의 성향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현대자동차라면 조금은 달라야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DC 세계관에서 청렴하기로 치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경찰인 제임스 고든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Fox의 드라마 '고담'이 어제 (2014-10-21)부로 5화까지 방영됐습니다. 오늘은 이 드라마의 캐릭터 소화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몇 자 적어보렵니다
고담시 전경입니다. 뉴욕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모습이죠. 2화에서 마천루를 잡아주는 샷에서 거대한 'Q'가 발견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게 Queen Consolidated (올리버 퀸의 회사) 라고 합니다. 분명히 이 세계관에 그린 애로우 (드라마 애로우와 겹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가 존재하고 있다는 제작진의 의도인 셈이죠
짐 고든 : 예상대로 지나치게 강직합니다. 전직 군인 출신으로 전쟁에서 공을 세우고 돌아온 것으로 설정됐고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이상하다 싶으면 그냥 안 넘어갑니다. TDKR에서 신참인 존 블레이크가 앞뒤 안가리고 들쑤시는 모습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던 걸로 유추할 수 있는 그의 과거 모습이었죠. 그 때문에 뺀질대고 조폭과도 적당히 관계를 유지하는 상관인 하비 불록과 수시로 마찰을 빚습니다. (물론 그 상관도 적응하고 친해지긴합니다만..) 여러 편의 배트맨 게임에서 나왔다시피 고든의 격투 능력이 꽤 괜찮기 때문에 터프한 액션들도 종종 나오고 있습니다. 원작에서 그의 아내인 바바라와는 아직 결혼은 안하고 연애 중인 상태이며, 종종 러브신이 나오는데 그게 좀 느낌이 기묘하더군요. 허구헌날 아줌마로만 나오던 분이 젊고 한 몸매하는 미녀로 나오니 말입니다. 여하튼, 부패한 도시에서 주변 사람들을 지키며 생기는 갈등으로 고뇌하는 역을 배우가 잘 소화하고 있는 듯 합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법의 테두리 안에 있을 뿐이지 멘탈리티는 배트맨과 거의 다를 바가 없는 사람입니다.
하비 불록 : 고든의 상관. 투캅스에서 안성기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뺀질대고 적당히 부패했지만 나름 속도 깊고 부하인 고든을 계속 챙겨주는 모습을 보입니다. 매화 나오는 고든과 만담씬들이 꽤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이분 나중에...ㅠ
펭귄 : 현재 이 드라마 최고의 씬스틸러. 비열, 잔인, 교활의 3박자를 완전히 갖춘, 그러나 아직은 싹만 갖고 있으며 영글지 않은 모습을 배우가 잘 연기하고 있습니다. 왜 다리를 절게 되는지, 어떻게 거물 범죄자로 성장하게 되는지가 가장 잘 설명이 되고 있는 캐릭터죠. 전혀 뚱뚱하지 않은데도 그냥 펭귄으로 보일만큼 싱크로율도 절묘합니다.
리들러 : 짐캐리의 리들러보다는 아캄버스의 리들러 캐릭터를 많이 벤치마크한 것 같습니다. 현재는 고담경찰의 법의학관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능력은 꽤 우수한 편. 다만, 자기 업무를 보고하는데 수수께끼처럼 얘기하는 습관 때문에 하비 불록에게 잔소리를 좀 얻어먹는 편입니다. 아직 흑화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어쩌면 아예 흑화하지 않을지도) 어떻게 변해가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해요.
피쉬 무니 : 이 세계관의 유일한 오리지널 캐릭터. 포스가 후덜덜한 범죄조직 대장. 잔인하고 무서운 사람입니다. 늙은 갱두목 팔코니의 밑에 있으면서 그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팔코니가 배트맨이 등장한 이후에서야 잡혀들어간 걸 보면 이 누님의 말로가 이미 눈에 그려지긴 하지만... 여하튼 이 드라마에서 제일 이슈가 되었던 캐스팅입니다. 제이다 핀켓 스미스 이 분 윌스미스의 아내되는 분이죠.
포이즌 아이비 : 아직 애일 뿐이고, 출연 지분도 얼마 없습니다. 다만 불행한 가정에서 자란 소녀라는 건 확실히 알겠더군요
캣우먼 : 끽해야 10대 초중반인듯 한데, 이미 완성체 캣우먼입니다. 격투 능력만 더 가다듬으면 그냥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캣우먼이 될 것 같네요.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하고 자기 내키는대로 행동하는 캐릭터입니다. 배우가 어린데도 상당히 매력있습니다. 원작과는 달리 웨인부부의 죽음에 대해 알고 있는 듯 합니다.
배트맨 : 1화 시작하자마자 범죄자의 총탄에 부모님을 잃고 고아가 됩니다. 그 이후 부모님의 죽음과 범죄조직들의 연계성을 찾고자 조사를 시작하는데, 탐정으로써의 천부적인재능을 보입니다. 배트맨의 별명 -The World's Greatest Detective-를 생각해보면 전율이 오는 부분이죠. 또한, 자기 몸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손을 일부러 불에 그을리는 등의 자학을 시작하는데, 이미 그 나이 때 배트맨은 그런 행동을 보여왔다는 게 원작의 설정이므로, 드라마가 원작에 꽤 충실하다고 볼 수 있겠죠. 배우의 연기도 훌륭합니다. 실제 나이가 12살인데, 12살 소년의 눈빛이라고는 믿기 힘든 연기를 매 에피소드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크리스천 베일의 유년기 느낌이예요. 세월이 지나 훌륭한 배트맨으로 성장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알프레드 : 기존의 알프레드보다 훨씬 엄하고, 더 냉소적입니다. 도련님에게 윽박지르는 모습도 보이지만, 어쨌건 브루스를 위해서는 목숨도 던질 수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존 알프레드와 차별되는 점이라면 브루스에게 검술을 가르치는 모습인데요. 전직 용병출신으로 무예도 출중했다는 설정이 있어서 그 부분을 드러낸 듯 합니다. 이 세계관에서는 알프레드도 나이가 그렇게 많은 사람이 아니니 가능한 설정이겠죠.
5화까지의 개인적인 감상을 적어봤습니다. 애로우, 플래시, 배트맨까지. 2014년 가을 DC Comics의 TV쇼 침공은 거세네요. 여담으로 고담 5화에는 마약으로 둔갑된 특수 화학물질인 '베놈'의 존재가 등장해서 내용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베놈을 몸에 주입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인물이 아직은 없지만, 나중엔 나오죠. 바로 베인입니다. 이 드라마의 세계관 넓혀가는 기술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 합니다.
DC코믹스에서 발매된 저스티스리그의 그래픽 노블의 작가 중 대표적으로 영향력있는 인물들을 꼽자면 Alex Ross와 Jim Lee를 들 수 있습니다. 두 작가 모두 극화체 달인이라는 점과 미친 디테일을 보유했다는 부분이 공통점이지요. 차이가 있다면 Alex Ross는 좀더 고전적이고, Jim Lee는 현대적이라는 정도일 겁니다. 아마노 요시타카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일러스트 담당) 와 이노우에 다케히코 (슬램덩크, 배가본드 작가) 의 차이 정도라고 느껴지더군요 개인적으로는.
Alex Ross의 그림부터 먼저 보자면
하나의 화폭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고전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실 저런 캐릭터들은 잘못 표현하면 자칫 덩치만 크고 멋은 없는 그림으로 보일 수 있죠. 하지만 Alex Ross의 그림은 디테일이 출중하고 색감이 수려하기 때문에 투박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한 장 한 장이 화보를 넘기는 기분이 듭니다. 책값이 만만치 않지만 다 읽고나면 돈이 아깝지 않게 되죠. 저는 '만화책'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 '그래픽 노블'을 구매한 거니까요 :)
Jim Lee의 그림체는 보다 현대적입니다.
이 분 한국계 2세입니다. 일본 만화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을까 추측해볼 수 있는데요. 근육의 미세함이나 질감 등의 디테일이 출중하고, 캐릭터들이 전반적으로 미형입니다. 이렇다보니 Alex Ross 스타일의 그림을 좋아하는 올드스쿨 팬들에게는 불평도 나오고 있죠. 크고 아름다운 캐릭터 모양새를 봐오다가 갑자기 재패니메이션에 영향받은 듯한 자신들의 영웅을 보는 첫 느낌은 당연히 이질감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캐릭터들을 미형으로 다듬으면서 좋아진 점도 분명 있습니다. 마블코믹스의 악역들(로키 등)에 비해 DC코믹스의 악역들(투페이스, 솔로몬그런디)이 전반적으로 굉장히 못생긴 캐릭터들이 많다는 점이 아쉬웠는데, 이 분이 담당한 몇 개의 작품 - 대표적으로 HUSH - 을 보면 악역들도 살짝 미형으로 다듬어서 꽤 간지나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한 선악구도 보다는 입체적인 악역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런 미형적 변화는 장기적으로 볼 때 현명한 한 수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슈퍼맨 영화에서는 Alex Ross와 Jim Lee 중 어느 쪽의 그림을 참고해서 캐릭터를 발전시켰을까요?
새 슈퍼맨 헨리카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Alex Ross의 거구 + Jim Lee의 복장"이 아닌가 합니다. Alex Ross가 만들어낸 무지막지한 거구 캐릭터에 빨간팬티없이 라인이 곱게 들어간 Jim Lee의 수트를 합친거죠. 꽤 괜찮은 절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리부트된 슈퍼맨 영화의 주인공인 헨리 카빌의 최근 모습을 보면, 키 190에 몸무게 100킬로그램인 슈퍼맨의 캐릭터를 위해 엄청나게 벌크업을 진행한 흔적이 역력히 보입니다.
신들의 전쟁(2011) 과 맨오브스틸(2013)에서 그의 Shape 차이
엄청나게 먹고 운동하느라 고생했다는 그의 모습을 보면 배우가 얼마나 대단한 직업인지 새삼 느껴집니다. 그쪽분야에 대가이신 크리스천 베일 형님 앞에선 큰소리도 못치겠지만..
이상으로, Alex Ross와 Jim Lee두 작가의 화풍을 비교해봤습니다. 확실히 한 캐릭터를 가지고 수십년을 다듬다보니 여러가지 형태로 발전이 되는 듯 하네요. DC코믹스가 고전적인 모습과 현대적인 모습을 병행해가면서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내후년 개봉할 영화에서 이들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P.S.)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배트맨이 핀치에 몰린 캣우먼에게 "They know, they just don't care"라고 말하면서 뛰어들던 장면 기억 하시는지. 그것도 다 만화에 있던 장면의 오마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