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드라마'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16.07.08 [드라마] 하얀 늑대 존 스노우의 인생 (한글자막) 3
  2. 2016.06.21 [드라마] 왕좌의 게임 '램지 볼튼' 배우 인터뷰 3
  3. 2016.06.02 [드라마] 셜록 홈즈처럼 우아하게 욕하는 방법 1
  4. 2016.01.15 [드라마] 박신양의 '배우학교' 티저
  5. 2015.09.17 [드라마] 존 스노우는 살아있다!
  6. 2015.07.22 [드라마] 존 스노우는 살아있다? 1
  7. 2014.08.17 [드라마] 정도전은 실패했다
  8. 2014.03.02 [드라마] '정도전'中, 이성계 황산대첩 전투
  9. 2014.02.12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 나름의 Big data(?!)
  10. 2014.02.03 [드라마] 20140203 Superbowl day commercial - 24 : Live another day 1

[드라마] 하얀 늑대 존 스노우의 인생 (한글자막)

덕질/드라마 2016. 7. 8. 09:09






왕좌의 게임 시즌 1부터 6까지 존 스노우의 일대기를 한 데 묶은 영상입니다. 스포일러가 가득하므로, 전 시즌을 모두 본 분들이 아니라면 재생하지 않기를 권합니다




음악도 좋고, 편집도 좋고,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최근 인터넷을 돌다보니 이 영상이 출처없이 공유되어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공유하실 때는 출처를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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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왕좌의 게임 '램지 볼튼' 배우 인터뷰

덕질/드라마 2016. 6. 21. 12:07


왕좌의 게임 메인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시즌6의 9화 "서자들의 전쟁"을 이미 보신 분들만 읽어주세요.








싸이코패스를 연기하는 배우의 실제 모습은 언제나 궁금한 부분입니다. 의외로 그런 배우들이 소탈하고 오히려 너무 착해서 적응이 안될 때도 있죠. 배우가 새삼 대단한 직업이라는 걸 느끼게 되기도 하구요.


시즌6의 9화인 "Battle of the Bastards"에서는 이 드라마 최악의 악당이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수년간 폭력과 공포를 일삼은 캐릭터에게 매우 적합한 최후가 아니었나 싶은데요. 존 스노우에게 두들겨 맞고, 산사 스타크가 풀어둔 개들에게 잡아 먹혔습니다.


웨스테로스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배우인 이완 리온 (Iwan Rheon)과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마지막이 죽는 장면이었는데, 산사 스타크와 마주본 채로 지하에 묶여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세트장에서의 마지막날이 어땠는지 설명좀 해주세요



IR: 꽤나 불편한 날이었어요. 온갖 진흙과 피칠갑을 한 채로 의자에 묶여서 하루종일 앉아있었으니까요. 시즌3에서 테온 그레이조이가 어떤 기분이었을지 결국 깨달았죠. 하지만 괜찮았어요. 개들은 실제로 거기 없었으니까요. 그거 다 CG 작업이예요. 걔네들은 정말 난폭한 짐승들이죠. 걔네들은 눈을 쳐다보면 안되요. 애완동물로 삼는다면 주인을 죽일거예요. 그래서 뭔가 좀 낯선 느낌이었어요. 개들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연기해야 했거든요. 그래도 좋았던 건, 마지막 장면을 산사 스타크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었죠.








왕좌의 게임 촬영 마지막날을 기념할만한 건 없었나요?



IR: (웃으며) 없었어요. 소피(산사 스타크)하고 잠깐 나가서 술 한잔 한거 정도? 촬영 시간이 늦은 밤이었어요.








램지가 이런 식으로 죽을 것을 예상했는지?



IR: 정말 몰랐어요. 기자분들한테 그동안 제가 말해온건 뭔가 용한테 죽고 싶다는 거였어요. 그래도 이정도면 아주 적절한 죽음이죠. 약간은 아이러니한 죽음이기도 하고요. 이 캐릭터가 꽤 오랫동안 개들을 데리고 사람을 죽여댔잖아요. 근데 마지막엔 자기가 개밥이 됐으니까요.





램지가 만약에 전투에서 이겼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IR: 윈터펠에서 아마 엄청 큰 연회가 벌어졌겠죠? (웃음) 농담이고, 북쪽은 아마 사람이 살기에 굉장히 어두운 구역이 됐을거예요. 판도를 엄청나게 바꿀 수도 있었겠죠. 모든 희망이 사라졌을거구요. 끔찍해졌을거라고 생각해요.






만약에 램지가 전투에서 이겨서 스타크 가문을 멸문시켜서 북부의 영주가 됐다고 해도 오랫동안 통치하지는 못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드는데..



IR: 맞아요. 오래 못갔을거예요. 통치수단으로 공포를 활용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역관광 당했을거예요.






배우로써, 새디스트이자 싸이코패스를 오랫동안 연기하는 기분이 어땠나요?



IR: 괜찮았어요. 저는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려고 노력해요. 램지에 대해 재밌는 점은 사실 아주 행복한 사람이라는거예요. 뭔가 내면으로 삭히는 착한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것보다 신기하게 (연기하는 게) 더 쉬웠어요. 내면으로 삭히는게 굉장히 피곤하거든요. 근데 램지를 연기할 땐 전부 분출해버리는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하기에 좀 끔찍하다 싶은 장면들이 몇개 있었어요. 원체 또라이라.. 그래도 괜찮아요. 전 제 삶과 연기를 잘 분리하니까요.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촬영이 힘들었던 장면은 무엇이었습니까?



IR: (램지와 산사의 결혼식 후) 산사 스타크를 강간하는 장면이요. 배우 커리어에서 가장 어려운 장면이었는데, 너무 진짜같아서였어요. 생각해보세요. 그냥 너무 끔찍해요. 그런 짓을 해야한다는 것도요. 그래서 촬영하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그래도 해내야했죠. 배우라면 어쨌거나 이런 걸 해야하니까요. 소피 (산사 스타크 역)는 대단했어요. 진짜 프로였죠. 그렇다쳐도 그 날 세트장엔 우울한 기운이 돌았어요. 모든 사람들이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고 있었고, 그게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알았으니 말이죠.






램지에게 단순히 보이는 것보다 더 깊이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IR: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에 특히 램지가 보여준 부분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후, 그리고 미란다의 죽음을 보면서 그가 어떻게 반응하는가였어요. 대부분의 시청자분들이 아마 죽거나 말거나 신경도 안쓸 놈이라고 여기셨겠지만, 의외로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셨을거예요. 아주 많이요. 자기 아버지를 죽이는거야 친자가 태어나면 언젠가는 하게될 일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 순간엔 정말 그냥 한 순간에 일이 일어나버리죠. 그리고 램지가 존 스노우를 놀려먹긴 하지만, 어딘가 존을 존경하고 있어요. 상황이 달라서 뭐 다른 시나리오에서 그들이 친구가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램지가 존을 좋아할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존은 별로 램지를 좋아하지 않겠지만요. 하지만 램지에겐 보이는 것 이상의 뭔가가 더 있어요. 단순히 감정없는 싸이코패스가 아니라는거죠.






램지 볼튼과 존 스노우에게는 비슷한 경험들이 많아요. 북부에서 태어났고, 서자라는 딱지가 붙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들을 이뤘다는 점 말이죠



IR: 맞아요. 북부에서 서자로 사는 건 쉽지않죠. 그런데 그 둘은 웨스테로스 사회가 찍은 낙인을 넘어선 존재들이예요. 입신양명했죠. 아주 인상적인 점이예요.





램지가 죽기 전에 만났으면 했던 캐릭터들이 있었나요?



IR: 배우로써는, 램지가 죽기 전에 타이윈 라니스터를 만났으면 좋았겠다 싶어요. 정말 환상적인 장면이 될 것 같아요. 티리온 라니스터하고도 마찬가지구요. 너무 멋있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언제나 존 스노우였어요. 전 시즌들에서도 누가 저한테 이 질문을 했다면 전 존 스노우라고 대답했을거예요. 이번 시즌에서 그게 실제로 이뤄졌구요.







전장에서 램지가 존스노우와 맞서 싸우는 장면을 상상해보진 않으셨는지



IR: 제 안의 일부는 "램지도 저기서 싸워야해!"라고 생각했지만, 지휘를 해야하다보니 위에 있어야 했어요. 아마 섞여서 같이 싸웠으면 무릎 깊이까지 진흙안에 있어야 했겠죠. 







게다가 램지가 이기고 있었단 말이죠



IR: 맞아요. 성가신 산사 스타크가 리틀핑거에게 까마귀만 안날렸어도...







길거리에서 팬들을 마주치면 어떤 반응인가요? 몇몇 팬들은 램지 볼튼에 대해 험한 말을 뱉기도 할 것 같은데요



IR: 아뇨. 팬 분들은 놀라울 정도로 점잖으세요. 아마 팬분들도 제가 그냥 배우라는 걸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제가 싸이코패스라고 생각하지 않으시죠. 저한테 말을 거시는 분들은 실제로 제가 배우인지 궁금해서 물어오시는 분들이겠죠.






램지가 그리울 것 같으신지



IR: 저는 이 드라마의 일부였던 것을 그리워할 거예요. 정말 많이요. 하지만 램지를 그리워할 것 같지는 않네요. 나쁜 캐릭터였고, 결국 죽었잖아요. 이 드라마가 앞으로 나가는데 있어서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제 대답은 '아니오. 전 램지를 그리워하지 않겠지만, 이 위대한 드라마의 일부였다는 사실은 그리울 겁니다'. 올해는 벨페스트 (북부 촬영지)에 가지 않게됐다는 사실이 좀 낯설겠지만요.








출처: 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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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셜록 홈즈처럼 우아하게 욕하는 방법

덕질/드라마 2016. 6. 2. 13:19


"당신은 역겹습니다"






"용감하다는 표현은 멍청함을 아주 상냥하게 포장한 말이지, 안 그래?"






"앤더슨, 크게 말하지말게. 자네가 이 길거리 전체의 IQ를 낮추고 있어"






"앤더슨, 고개를 저 쪽으로 돌려줘. 자네의 존재가 방해되네"






"세상에 자네 의견을 강요하지 말아 주겠나"






"좀 조용해주면 정말 훌륭하겠네"





"왜? 난 둘러쌓이는 게 싫다고. 방안이 멍청함으로 가득차버리잖아"





"맙소사, 차라리 유령한테 공격 당하는게 나을 뻔 했구만"






"맙소사, 그 작은 뇌를 갖고 사는건 어떤 기분일까? 참 지루하겠다!"






"왜 다들 생각을 안하는거지?"






"보고는 있겠지.. 하지만 자네는 관찰을 안해. 차이가 있지"





"네가 뭐 말할 때마다 면상을 패주고 싶기는 한데, 그렇다고 내가 진짜 때리진 않잖아"





"자네들 보니까 어쩜 그리들 머리 속이 비어있나 모르겠네. 나처럼 되고싶지 않아? 편안해질텐데 말이야"






"아니, 난 자네를 모욕한 적 없네. 자네를 묘사하는 중이지"







우리 베니는 욕도 어쩜 저리 고급지게 할까요. 육두문자 없는 욕이 어째 듣는사람을 더 열받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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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박신양의 '배우학교' 티저

덕질/드라마 2016. 1. 15. 11:18


TVN의 새 드라마 '배우학교'의 티저 영상이 떴습니다. 주연은 박신양이구요.


발연기하는 배우들을 향한 일갈





어디서 많이 본 영상이다 싶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명배우 개리올드먼이 비슷한사실 동일한 영상을 촬영한 적이 있습니다. 몇 년전, 지미 키멜 쑈를 통해서였죠




분노는 이쪽이 더 격해보입니다만




보고나니 음악까지 똑같은 느낌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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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존 스노우는 살아있다!

덕질/드라마 2015. 9. 17. 09:24





이전 포스팅(존스노우는 살아있다?)에서 존 스노우가 생존해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했었는데요. 





생존이 확인되었습니다.



명확하게 말씀드리자면, 존스노우는 생존해있습니다. 영혼이 되서 늑대 몸 안에 들어갔다거나, 혹은 과거 회상씬에 등장한다거나 하는 그런 형태의 생존이 아니고 문자 그대로 '생존'이라고 합니다. 아직도 의구심을 갖는 왕좌의 게임 팬들의 여러 이론들을 종식시키기 위해 존스노우 역의 배우인 킷 해링턴 본인이 직접 밝힌 내용입니다. 이하 벨기에 잡지인 'Hump'와의 최근 인터뷰 내용입니다.



"왕좌의 게임은 당분간 제 인생의 일부가 될 거예요. 아마 드라마가 끝나도 저는 30대겠죠.(주: 1986년생으로 올해 30세)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 제가 이 드라마에 얼마나 오래 계약됐는지 알고 있다는 점이예요. 정확히 얼마나 있을지를 안다는 거죠. 존 스노우는 살아있습니다."




출처: 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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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존 스노우는 살아있다?

덕질/드라마 2015. 7. 22. 14:19


You know nothing, fans (이하 스포일러 있습니다)














시즌 5를 마친후 배우 킷 해링턴은 자기 캐릭터가 분명히 죽었고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드라마의 제작자도 같은 대답을 내놨죠. 한 편, 용녀 대너리스 타가리옌으로 출연 중인 에밀리아 클라크는 '50:50 확률로 살아 있을 지 모른다'고 말했죠. 아리아 스타크 역의 메이지 윌리엄스 양은 존 스노우가 죽은 것 같다는 견해를 내놨습니다. 혼돈의 카오스.



그렇다면, 이 밑의 사진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북아일랜드의 벨패스트 공항에서 포착된 킷 해링턴. 현재 저 동네에서 왕좌의게임 시즌6 촬영이 진행 중입니다(!)





존 스노우가 몇 차례의 자상을 입고 피떡이 되어 죽어가는 모습을 왕좌의 게임 팬들 모두가 목격했습니다. 일부는 울었다죠. 하지만, 왕좌의 게임 공식 팬 웹사이트인 'Watchers on the Wall'의 트위터에 위의 사진이 찍혀서 올라왔습니다.



Watchers on the Wall을 자주 들락거리는 회원 한 명이 우연히 킷해링턴 배우와 같은 비행기에 타게되어 사진을 찍혔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회원은 자켄 하가르 역의 배우도 같이 목격했다고 합니다. 




과연 존스노우는 살아돌아올까요? 가능성은 대단히 높습니다.




작가인 조지 R.R.마틴 옹이 밝힌 바 있듯, 존스노우는 분명히 자기 부모님이 누구인지 알게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부모님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캐릭터를 죽여서 없앤다? 작가가 거짓말 했을 수도 있겠지만, 존스노우의 어머니가 누구인가에 관한 떡밥은 세계관 전체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떡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걸 그냥 묻어버릴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존스노우는 얼음과 불의 노래 세계관에서 등장하는 신화에만 나오는 종결자인 '아조르 아하이'의 현신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존 스노우가 죽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또한, 존 스노우 역의 배우인 킷 해링턴은 몇 주전 윔블던 테니스 챔피언쉽 경기장에 이발과 면도를 전혀 하지 않은 존스노우의 모습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벨페스트 공항에서는 사진을 같이 찍어주면 안되겠느냐는 팬들의 요구를 거절했다고 합니다.




2주전 윔블던 경기장에 저러고 나타난 킷 해링턴. 이미 죽어서 나오지 않을 캐릭터의 외형을 왜 유지하고 있는 것인지?





물론, 벨페스트 공항에 킷해링턴 배우가 나타난 것이 존스노우가 살아돌아온다는 완전한 보장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지 R.R.마틴 작가가 인터뷰에서 밝힌 이 세계관의 공식이 있습니다.




"얼음과 불의 노래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죽음은 반드시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If there's one thing we know in A Song of Ice and Fire is that death is not necessarily permanent)"





출처: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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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정도전은 실패했다

덕질/드라마 2014. 8. 17. 22:52


1395년이었다. 조선왕조가 개창한 지도 4년이 돼가고 있었다. 정도전은 그해 집필한 <경제문감>에서 이렇게 썼다. “흉년이 들면 민생을 안정시키기에도 벅찬데 탐관오리들은 오히려 백성의 고혈을 짜내려 든다. 이는 소가 숨차 하는데 오히려 채찍질을 하는 격이다. 소가 격동하여 치받게 됨은 필연적이다.”

태조 4년이면 한양으로 천도한 이듬해다. 개국하고 천도까지 다 한 시점이었다. 사회 개혁의 분위기가 무르익어야 마땅한 때였다. 정작 백성들의 살림살이는 고릿적 때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정도전은 조선 개국 공신들의 부정 축재가 근본적인 문제란 걸 간파했다. 특히 조준과 하륜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었다. 하륜은 원래가 고려 말 권문세가의 거두 이인임의 조카사위였다. 하륜이야 그렇다 쳐도 조준이 문제였다. 조준은 고려 말 정도전과 함께 계민수전을 주장한 장본인이었다. 계민수전이란 나라의 땅을 백성의 숫자만큼 골고루 나눠준다는 정책이었다. 사회주의적 발상이었다. 

급진적인 정도전의 계민수전 정책은 보수적인 정몽주의 훼방 탓에 실현되지 못했다. 대신 정몽주는 정도전에 비하면 온건개혁적이던 조준을 설득했다. 결국 계민수전 대신 과전법을 실시했다. 과전법은 나라의 땅을 사대부들한테 나눠주면 그 땅을 백성들이 임대해서 농사를 짓게 하는 제도였다. 

과전법은 계민수전에 비하면 미온적인 정책이었다. 이 정도로도 고려 백성들은 기꺼이 조선 백성이 되겠다고 나섰다. 정도전은 그 힘으로 조선 창업이란 혁명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고작 개국 4년 만에 과전법의 도덕성이 흔들리고 있었다. 고려 말엔 백성들한테 새 나라만 세우면 경제 민주화가 이뤄진다는 희망이라도 읊어줄 수 있었다. 이젠 희망조차 흔들렸다. 계민수전도 아니고 과전법에서조차 밀리면 다시 고려 시대로 퇴보하는 것이나 진배 없었다. 

게다가 그 퇴보와 부패가 혁명의 내부에서부터 싹트고 있었다. 사실 조준도 하륜처럼 뿌리는 고려의 귀족이었다. 정도전은 <조선경국전>에서 이렇게 썼다. “나라는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삼는다.” 이런 민본의 나라를 이루는게 정도전의 비전이었다. 조준한텐 조선 창업 이후의 비전은 없었다. 고려 귀족을 무너뜨리고 권세를 장악한 걸로 혁명은 끝이었다. 이래선 백성들 입장에서 땅 주인이 귀족에서 사대부로 바뀐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었다. 정도전은 혁명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치 현실은 정도전한테 불리했다. 상당수 사대부들이 조준과 같은 입장이었다. 흔히 조선은 이성계를 도와 신진 사대부들이 세운 나라로 불린다. 틀렸다. 조선은 비주류 사대부들이 변방의 무장이었던 이성계의 무력을 앞세워 주류 사대부들을 포섭하고 고려 귀족을 밀어내서 세운 나라다. 정몽주가 천출이라고 공격했던 정도전과 말이나 돌보고 있던 남은이 대표적인 비주류 사대부다. 조선이 개국하면서 비주류가 주도권을 잡았지만 수적으로는 주류 사대부들이 우위였다. 주류 사대부들은 성리학을 공부해서 유자라 칭할 뿐 사실 고려 귀족과 출신 배경은 유사했다. 원래는 토지 귀족인데 고려 말에 최첨단 학문인 성리학을 공부한 자율형 사립고나 특목고 출신쯤 됐다. 

개국 초기 정도전은 이성계를 옹립한 공으로 정치 권력을 틀어쥐었다. 정작 정도전은 여전히 비주류에 소수파였다. 정도전이 권력의 정점에 선 뒤에도 변함없이 급진적이었기 때문이다. 정도전의 정적 이인임과는 달랐다. 이인임은 자신의 권력 기반인 고려 권문세가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치를 했다. 그렇게 자신의 권세도 강화했다. 정도전은 자신의 권력 기반인 사대부들과 노선 투쟁을 벌였다. 창업의 또 다른 기반인 이씨 왕가의 왕자들과도 타협하지 않았다. 정도전은 오히려 개혁 속도를 더 높이려고 들었다. 정도전한텐 민본 정치를 막아선다면 조선 왕실과 사대부라는 새로운 지배 계층도 개혁 대상에 불과했다. 

1398년 8월 26일 밤 10시 무렵 정도전은 죽었다. 정도전은 늦은 밤 남은과 함께 회식을 하다다 이방원한테 척살당했다. 물론 정도전을 죽인 건 이방원의 칼이었다. 정도전을 죽음으로 내몬 건 시대였다. 시대를 틈 탄 조준의 처세와 하륜의 정략이었다. 

태조 7년인 그때 조준은 좌정승 자리에 있었다. 조준은 그 무렵 정몽주에 이어 보수개혁파의 좌장 자리에 올라 있었다. 정몽주가 죽고 조선이 창업했다고 해서 정몽주가 주창하던 보수개혁 노선까지 사라진 건 아니었다. 사실 개혁의 쟁점은 고려냐 조선이냐가 아니었다. 사회 개혁의 속도와 방법과 방향이었다. 개국은 정도전이 내세운 급진적인 개혁 수단일 뿐이었다. 개국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던 만큼 정몽주가 죽고 개국이 됐다고 해서 보혁 갈등이 끝난 것도 아니었다. 
귀족 출신이자 중도파 사대부인 조준한테 보수개혁적 사대부들의 지지가 모인 건 당연했다. 대다수 사대부들은 정도전의 급진개혁 정책에 넌더리가 난 상태였다. 정도전은 한양으로 천도하면서 한양 땅을 일반 백성들한테까지 골고루 나눠줬다. 요즘으로 치면 강남을 개발하면서 압구정동과 청담동 땅을 서울 시민들한테 나눠준 셈이다. 무상 급식조차 논란거리인 한국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분배 정책이다. 물론 사대부들은 반발했다. 사대부들은 자기들끼리 한양 땅을 나눠 갖고 싶어 했다. 

이방원이 정도전을 죽이자 조준을 비롯한 사대부들은 즉시 이방원한테 충성을 맹세했다. 정도전을 두둔할 이유가 없었다. 그들도 정도전의 개혁 작업이 중단되길 내심 바랐다. 때마침 이방원이 쿠데타를 일으켰다. 울고 싶은데 정도전을 때려준 격이었다. 

하륜이 뒤에 있었다. 하륜은 고려 귀족의 잔당이었다. 이인임을 도와 정도전의 개혁 시도를 와해시켰다. 정몽주를 도와 정도전의 역성 혁명을 방해했다. 결국 이방원을 도와서 정도전의 개혁을 좌초시키는 데 성공했다. 조선이 개국됐어도 여전히 지배 계층은 대동소이했다. 간판이 바뀌었다고 당장 내용까지 바뀌진 않는다. 하륜은 조선에서도 경제적 이득을 보장받고 싶어 했던 기득권 세력을 대표했다. 결국 새로운 기득권 세력과 과거의 기득권 세력이 합심해서 개혁 세력을 거세시킨 꼴이었다. 

언제나 정치의 본질은 경제적 기득권이다. 조선 개국은 거칠게 보자면 부르주아 혁명과 흡사한 구석이 있다. 사대부가 중산층이다. 지식과 자본을 축적한 중산층은 필연적으로 정치 권력을 원한다. 혁명이 중산층의 개혁을 요구하는 순간부터 갈등이 시작된다. 중산층은 순식간에 보수반동의 지지자로 돌변한다. 혁명을 일으키려면 중산층한테 경제적 기득권을 보장해줘야 한다. 혁명을 완수하려면 중산층의 경제적 기득권까지 개혁해야 한다. 정도전은 바로 여기서 숙청당했다. 

보통은 정도전과 이방원의 대립을 신권주의와 왕권주의의 싸움으로 설명한다. 사실 신권주의니 왕권주의니 하는 권력 구조의 문제는 허울이고 명분일 뿐이다. 어쩌면 그걸 진심으로 믿었던 건 왕이 되고자 했던 이방원 뿐이었다. 이성계와 이방원은 정도전과 조준과 하륜과 그들로 대표되는 지배 세력이 벌이는 정쟁의 도구였을 뿐이다. 

현대 정치에서도 똑같다. 현대 민주주의는 언제나 중산층 혁명을 꿈꾼다. 그게 피의 혁명이든 선거 혁명이든 상관없다. 중산층이 개혁에 힘을 실어주느냐 반동에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정국의 향방이 바뀐다. 현대의 중산층은 조준 같은 사대부만큼이나 비겁하다. 게다가 중산층을 조종하는 하륜 같은 재벌과 토호들이 뒤에 숨어 있다. 현대의 중산층 혁명이 조선 개국보다도 어려운 이유다. 

정도전을 얽어맸던 왕권이냐 신권이냐의 이념 논쟁은 요즘으로 치면 종북이냐 좌빨이냐의 논리와 유사하다. 신권을 주장하면 자칫 역적으로 몰려서 정권 안보 논리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결국 현대의 숱한 정도전들도 역사 속 정도전처럼 눈앞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적과 등 뒤의 적한테 쓰러져갈 수밖에 없다. 

이방원도 결국 왕이 되자 정도전과 똑같은 기득권의 저항에 부딪힌다. 사대부들의 토지를 줄이고 국가 소유 토지를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지만 번번히 좌절된다. 기득권 사대부들은 정도전에서 이방원으로 말을 갈아탔을 뿐 원치 않는 곳으로 따라갈 생각은 없었다. 

이방원이 집권 말년에 부분적으로나마 토지 개혁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다 죽여버렸기 때문이다. 이방원는 공포 정치를 펼쳤다. 정도전을 좌파 파시스트라며 척살한 기득권 세력은 이방원의 우파 파시즘에 죽어나가야 했다. 

정도전 사후 600년이 넘도록 정치의 본질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정치의 본질은 누가 대권을 잡느냐의 정쟁이 아니다. 어느 세력이 왕이나 대통령을 앞세워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확대할 것인지의 이권 다툼이다. 이념도, 국가도, 왕조도, 사상도, 제도도, 결국 내부 기득권 세력들끼리의 세력 균형에 따라 이용될 뿐이다. 진짜 싸움은 늘 시장에서 벌어진다. 정도전의 도전과 실패는 그 사실을 웅변한다. 드라마 <정도전>에서 조재현이 연기하는 정도전은 그런 기득권층을 향해서 이렇게 외친다. “이런 밥버러지들.” 언제나 밥그릇이 문제다.







출처 : 에스콰이어 2014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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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정도전'中, 이성계 황산대첩 전투

덕질/드라마 2014. 3. 2. 23:28








드라마 '정도전'에 나왔던 이성계(유동근 분)의 황산대첩 전투씬입니다. 모든 전쟁의 승리는 의미가 있겠지만 특히나 이 전투는 더 의미가 있었던 것이..


1. 왜구가 다시 고려땅에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 이 때 왜구들 도발과 약탈이 역대급으로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2. 이성계가 명망을 얻어 최영과 함께 국민적인 영웅이 되고, 이후 정계에 진출하여 힘을 받게되었다는 것.


자칫 손발 오그라드는 유치한 전쟁씬이 될 수도 있었지만 유동근님의 불꽃같은 카리스마와 어쌔씬크리드 트레일러 영상을 보는듯한 꽤 세련된 전투장면 연출로 훌륭한 시퀀스가 완성되었습니다.



명불허전의 카리스마를 뽐내는 유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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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 나름의 Big data(?!)

덕질/드라마 2014. 2. 12. 12:39




요즘 외계인이 나온다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방영 중입니다. 안보면 외계인이 된다는 이 드라마의 현재까지의 키워드들을 한눈에 보여주는 Big data 분석이 올라왔네요. 

폐인들이 진짜 무서운건 제작자나 작가도 몰랐던 부분을 이렇게 찝어내기 때문입니다. 007이나 닥터후, 스타워즈나 스타트렉 같은 경우에는 극성팬들이 원작자의 지식에 존재하는 모순도 짚어낼 정도로 수준이 높은 폐인들이 존재한다지요.

요즘 이거 보는 재미에 사네요. 선덕여왕이랑 시크릿가든 이후로 우리나라 드라마에 이렇게 깊이 빠져보긴 또 오랜만입니다.




출처는 위키트리 (Wikitree.co.kr)입니다. 저작권 이슈 발생시 삭제하겠습니다.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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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20140203 Superbowl day commercial - 24 : Live another day

덕질/드라마 2014. 2. 3. 23:38

 


수퍼볼이 끝나서 그런가 올릴게 많네요 (한꺼번에)

미국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쇼 중의 하나인 24시의 9번째 시즌이 5월에 돌아옵니다. 부제는 Live Another Day.

이 트레일러는 긴 설명을 하기보다는 24라는 시리즈 자체의 컴백이 주는 무게감으로 승부하는 듯 합니다.

감상 후 단상


1. 배경은 대놓고 런던. Union Jack 한가운데에 총알이 박히는 모습이 꽤나 자극적입니다. 영국인 눈에는 더 자극적으로 보일 듯 해요. 제 아무리 픽션이라도 자기나라 국기 가운데에 총알이 박히는데 놀라지 않을 인물이 있을까요.

2.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전형적인 IT 공순이 기믹이었던 잭 옆의 클로이는 펑크락커같은 화장을 하고 있습니다. 순간 섹스피스톨스의 시드비셔스를 본 줄 알았네요. 누군지 궁금하실까봐




3. 8번째 시즌 이후로 거의 나이를 먹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천의노안 키퍼서덜랜드의 외모가 반가움을 줍니다. 어째 나이 먹을 수록 더 멋있어지는 느낌입니다. 시즌 1에서는 그냥 배나오고 성질 더러운 CIA 요원 이미지였는데 시즌을 거듭할 수록 몸매가 날렵해지더군요. 나이를 먹을 수록 부친인 도널드 서덜랜드 (이탈리안잡에서 마크월버그의 멘토 역으로 나왔던 선배)의 외모와 더 비슷해지는건 제 기분 탓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5월 방영 예정이기 때문에, Arrow의 2번째 시즌이 끝나고 뭘 봐야할까 고민하던 중에 참 반갑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대가 크네요. 이번엔 과연 잭바우어가 한 에피소드당 몇 명을 죽일지, 그리고 한 에피소드당 몇 번의 Damn it!을 외칠지.

 

(Youtube 링크가 삭제되어 그림 파일로 대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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