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일본 위스키 '야마자키'의 세계 제패 비결

덕질/주(酒)류 2016. 5. 27. 16:59


현재 일본의 위스키 산업은 품질면에 있어서 종주국인 스코틀랜드의 고급 위스키들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배경설명과 더불어 업계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떻게 이런 업적을 일궈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토리 신이치로는 1923년에 쿄토와 오사카 사이에 있는 야마자키라는 지역에 증류 공장을 개업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거의 모든 일본인들이 사케만 마시던 시절이었는데, 토리 신이치로라는 분은 100년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라도 있었는지 대담하게 서양에서 위스키를 갖고 들어와 주조에 들어갔고, 이후 '산토리'라 불리는 거대 주류기업의 창업주가 되었습니다. 이 후 이분이 집중한 부분은 위스키를 일본 전역에 공급하는 일이었죠. 그 당시에 일본인들은 물론이고 창업자인 본인 자신도 자신들의 술이 종주국인 스코틀랜드의 위스키를 뛰어넘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2015년, 세계 최고의 위스키 감별사인 '짐 머레이'가 매년 내놓는 위스키 바이블 2015년 판에서 야마자키의 싱글 몰트 셰리 캐스트 2013이 100점 만점에 97.5점을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5위권 안에는 심지어 스코틀랜드 술이 하나도 없답니다) "섬세한 달콤함" "감히 형언할 수 없는 천재성" 등의 극찬을 아끼지 않았더군요.



산토리社에서 보유 중인 야마자키의 증류수 공장은 대나무 숲과 신사들이 펼쳐져 있는 푸른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는데, 공장 근처에는 16세기의 일본의 다도를 정립한 차(茶)의 장인인 센 리큐의 다도실이 있다고 합니다. 토리 신이치로는 이 부근의 청정수를 무척 좋아했고, 그렇기에 이 부근에 증류 공장을 세운 것이죠. 좋은 품질에는 좋은 재료가 필수적이라는 겁니다. 



2015년은 일본이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한 지 92년 째 되는 해이며, 산토리의 술과 위스키는 지금 그 어느때보다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현재 산토리에는 80만개의 술통이 재고로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수요가 너무 많아서 이것도 부족할 지경이라고 합니다. 



산토리社 품질관리팀 책임자로 근무중인 스미타 마코토씨는 이 회사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했으며, 야마자키 증류의 블렌더로서도 활약했습니다. 위스키 증류 분야의 전문가로써, 야마자키 위스키가 왜 세계적인 위스키들과 비교해도 독특한 지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야마자키에 위치한 증류 공장




1. 토리 신이치로가 처음 위스키 증류공장을 일본에 세웠을 때 이 분야는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 그 분이 야마자키지역을 증류공장 부지로 선택한 결정적인 계기가 무엇이었습니까?


- 교토 외곽을 따라 흐르는 많은 강들이 위스키를 만드는 데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물이 워낙에 깨끗하고 공급이 풍부해서 위스키 증류에 최적이라고 판단하셨습니다.



2. 좋은 물에 접근성이 좋아야한다는 점 외에, 위스키를 만드는데 중요한 다른 요소로는 무엇이 있나요?


- 적절한 습도죠. 술은 통 안에서 수십년간 있어야 하니까요. 이 부근에는 카츠아강, 우지강, 키주강 이렇게 3개의 강이 있습니다. 이 3개의 강물이 만나면서 습한 날씨가 형성됩니다. 위스키의 성숙에 있어서는 최적의 환경이죠. 게다가 이 부근에는 눈도 거의 내리지 않습니다. 건조한 환경은 위스키를 성숙시키는데 좋은 환경이 아니죠.




3. 일본에서는 1924년부터 위스키가 제조되어지고 있는데, 외국사람들은 최근까지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외국의 애주가들이 야마자키에 관심을 갖게된 것이 언제부터였습니까?


- 2003년 전까지는 우리가 일본에서 위스키를 주조하고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 없었지만,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굉장히 열렬한 매니아층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우리가 받은 상이 야마자키 12년산 싱글몰트 위스키를 가지고 2003년에 ISC (International Spirits Challenge)에서 받은 금메달이었습니다. 2010년에도 받았네요. 이 사건 이후로 팬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야마자키 증류공장에 매년 13만명 정도 방문객이 찾아오시는데, 이 중에 10% 이상이 해외에서 오시는 분들입니다. 영국, 프랑스, 중국 등에서 찾아오시죠.



4. 위스키 제조업체는 숙성 과정 때문에 수요를 수년 앞서 내다봐야합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수요를 맞추기 위한 대책은 갖고 계신지요.


- 최근에 너무 위스키가 잘 팔려서 1년 반 정도 전쯤에 증류기 4대를 추가로 매입했습니다. 이 증류기들은 현재 100% 가동 중입니다. 



야마자키 증류공장의 증류기들. 잘 보면 모양들이 미묘하게 다릅니다.


5. 스코틀랜드의 주조 업체들은 나라 전체에서 가장 맛있다는 스피리츠들을 혼합해서 위스키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산토리는 딱 2군데 (야마자키의 증류공장, 하케슈-도쿄 서부-의 증류공장)에서만 공장을 운영하고 계시는데요. 풍미의 다양성이라던가 하는 부분은 어떻게 관리하고 계십니까?


- 스코틀랜드의 증류 공장을 방문해보시면 증류기들(스피리츠들을 증류하는 기계)이 다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왜 유독 스코틀랜드 위스키가 세계 최고가 됐을까? 왜냐면 증류기가 엄청 많아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모든 증류기들이 미묘하게 다릅니다. 스코틀랜드처럼 증류기들이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모양이 아니라는거죠. 산토리의 몰트 위스키 증류공장은 말씀하신대로 2개 뿐이지만, 다른 모양의 증류기와 다른 캐스크(술통)들이 있기 때문에 많은 종류의 위스키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보통 90% 이상의 위스키가 미국산 흰 참나무 통에서 숙성이 됩니다만, 산토리에서는 일본 미즈나라 참나무통에서도 숙성을 시키고 있죠. 야마자키 싱글몰트 위스키 역시도 모양이 다른 증류기와 크기가 각기 다른 술통 안에서 숙성을 시킵니다. 여러 풍미를 지녔지만, 모두 같은 증류공장에서 나온다는 것이 우리만의 특징입니다.



6. 그런 점에 있어서, 블렌드 위스키보다 싱글몰트 위스키가 한 수 위라고 보십니까?


- 저는 둘 다 좋아해요. 그레인위스키는 대부분 블렌드에 나타나는데, 약간 더 달콤하죠. 입문자들에게는 훨씬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블렌드 위스키는 보통 균형이 잘 잡혀있고, 부드럽고 섬세하죠. 반면에 싱글몰트 위스키는 상대적으로 강하고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고, 종종 스모키한 맛을 내기도 합니다.




7. 숙성된 위스키들이 항상 나은가요?


- 몇몇 분들께서는 숙성된 것이 무조건 낫다고 하시지만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어떤 통에 담겨 있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어떤 위스키들은 숙성되면서 엄청나게 맛있어지기도 하지만, 어떤 것들은 오히려 안 좋아지기도 해요. 블렌더들이 시음을 해볼때 어떤 위스키를 어떤 통으로 보낼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일반적으로 장기간 숙성된 놈들이 낫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아요. 숙성에 관한한 일본산 위스키에는 규칙이 없습니다. 산토리에서는 기본적으로 최소 3-4년은 숙성을 시키고 있어요.







8. 야마자키 싱글몰트 위스키는 많은 상을 받았고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 끊임없이 정제하고, 10년 전에 증류했던 위스키보다 더 나은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혁신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어느 나라를 가던 위스키를 만드는 공정은 거의 같습니다. 하지만 산토리는 언제나 그 같은 공정에 무언가를 더 첨가해보려고 노력합니다.






출처: Conde Nast Traveler



'덕질 > 주(酒)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류] 미국 최고의 버번위스키 7종  (0) 2016.06.16
150907_MANO_(2)  (0) 2015.09.16
150907_MANO_(1)  (0) 2015.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