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Kanye West와 A.P.C.의 협업이 꼴같지 않은 이유

덕질/패션 2014. 7. 18. 11:42



지난 주말, 힙합계의 자칭 '예수 - Yeezus -'라는 카니에 웨스트와 아름다운 옷들을 만들어온 A.P.C의 협업물이 시장에 풀렸다. 온라인/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풀리자마자 광속으로 팔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 왜 잘 팔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작품들이기에 썰좀 풀어보려고 한다. 해도해도 너무하다 싶어서.



로고는 이리 생겨먹었다. 볼수록 내사랑 A.P.C.가 더럽혀졌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찝찝할 따름이다.







A.P.C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카니에와의 협업 결과물들




APC의 수석디자이너인 장 뚜이뚜는 W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카녜의 완벽주의 때문에 협업이 너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말이 좋아 완벽주의지.. 위의 결과물이 과연 완벽주의의 결과물인지 아닌지는 밑에 설명해보자면..



1. 디자인 자체가 전혀 인상적이지 않다. '갖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는 것이다. 그냥 청남방, 면티, 후드티. 거기에 'APC Kanye' 로고 하나 박혔을 뿐. 밋밋하다.



2. 상품 작명 센스부터 글러먹었다. '힙합 티셔츠' '카니에진' 이라는 단어에 코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최근 중국에서 '별에서 온 상속자들'이라는 드라마를 제작 추진중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만큼 어이없는 작명 센스라고 생각한다.



3. 중요한건 저 작품들을 만들어내는데 무려 2년이나 걸렸다는거다. 패션업계에서 2년이면 보통 20년 뒤쳐졌다고 봐야한다. 2년이면 일반적으로 4번의 오드 꾸뛰르 (SS/FW) 콜렉션들을 완성해내는 시간이다. 조스 위든 감독은 어벤저스라는 블록버스터를 완성하는데 2년이 걸렸다. 티셔츠, 청바지, 긴팔티 만드는데 2년이 걸렸다는건 조롱거리나 다름이 없다. 10년치 놀림감



4. 카니예 웨스트의 행위 자체가 이율배반적이다. 그의 "New Slaves"라는 곡에는 만연해있는 소비지상주의를 경계하자라는 메세지가 담겨있었다. 소비지상주의의 노예가 된 현대인들을 비판하는 곡이었던걸로 아는데, 그런 그가 면티 한장 만들어서 120 달러를 받아먹는다. 면티 단가는 2천원에서 3천원이다. 소비지상주의의 노예들을 내려다보면서 비웃고 싶은것인가? 의도가 틀려먹었다고 밖에는..



5. 카니예 웨스트는 패션 디자이너가 아니다. 그간 그는 지가 즐겨입는 브랜드들에 자기이름을 박아넣고 싶어하는 욕망을 수차례 드러냈고, 그게 현실로 드러난 브랜드들이 몇 있다. 여하튼, 브랜드에 많은 돈을 주고 딜을 성사시키는 모양인데, 이건 APC의 급까지 떨어뜨릴 수 있는 아주 나쁜 사례로 남을 것이다. 밑에 사진 몇장 더 첨부하니 직접 보고 판단들 해보시길.








청남방. 219달러.




청바지. 249달러. 우리가 APC에서 기대하는 핏이 이런 것이었던가?






청바지 로고. 물빠진 청바지에 빨간 로고는 괴랄하다.






봄버자켓. 645 달러. 










가슴에 로고박힌 스웨트셔츠. 145달러.












스위스 아미 점퍼. 499달러.







그의 음악적 역량은 매우 높게 생각하고, 기타 예술 전반에 대한 열정도 알겠지만.. 사람이 참으면서 살기도 하고 좀 그래야지.. 어찌 하고싶은걸 다 하면서 살려고 그러나. 취미는 그냥 취미로만 남겨두는게 좋을 것 같은데.



출처 : A.P.C website, Endcl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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