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겨울왕국 (Frozen), 그리고 위키드 (Wicked)

덕질/영화 2014. 2. 5. 13:17



살다살다 극장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게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결국 보게 됐습니다.

바이럴마케팅으로 여기저기서 흘려들은 OST인 Let it go 의 영향이 첫번째요,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생각보다 완성도가 높다는) 구전 칭찬이 둘째였습죠.

감상을 마친 후의 소감은 우선 굉장히 벅찼는데요. 내용 자체는 복잡할 것이 없습니다. 전 연령대가 모두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니까요. (극장 안에 유치원생 아가들도 꽤나 많이 있었는데, 극장에서 그들의 소란은 일종의 세금과 같았습니다 ^_^) 다만, OST의 완성도와 이제는 거의 Peak에 이른 듯한 디즈니 CG팀의 기술력에 경탄했어요. 


아무래도 음악에 감동을 많이 받았으니, 음악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난 김에 한 번 더 듣죠


Idina Menzel - Let it go


극장에서 이 부분을 본 후, 너무 자연스럽게 박수를 칠 뻔 했습니다. 양손 들었다가 진정하고 도로 내렸죠. 미국 극장에서는 실제로 박수가 터진 사례도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으니 제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여하튼, 너무 훌륭하지 않습니까? 

메세지도 심플합니다. 여태 괴물같은 자신을 숨기고 살려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겠다. 뭐 커밍아웃 성격이 짙은 그런, '난 나니까 상관마라' 스타일의 시원시원한 곡입니다. 헌데 저는 이 곡을 다 듣고 다른 노래가 머리 속에 떠올랐습니다. 메세지도 비슷하고, 심지어 부른 가수마저도 같은 바로 그 곡.






Idina Menzel - Defying Gravity


제가 꼽는 브로드웨이 최고의 뮤지컬(사실 몇개 됩니다 이런 것들이 ㅋㅋ) Wicked의 대표곡인 Defying Gravity 입니다. 고전동화인 '오즈의 마법사'의 Prequel인데요, 서쪽의 사악한 마녀인 알파바가 본래 누구보다 선한 심성을 지닌 의리있고 사랑스러운 여자였다는 반전 스토리로 크게 사랑받고있는 작품입니다. 요즘 가수 옥주현이 주인공인 알파바로 분하여 한국어로도 공연을 하고 있더군요.

이 곡은 오즈의 마법사의 계략에 걸려서 꼼짝없이 마녀로 몰리게 된 알파바가 더 이상 자기 능력을 숨긴 채로 억압받으면서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부분에서 나오는 곡입니다. 이 곡 전반부에 친구였던 오즈의 착한마녀 글린다와의 가슴아픈 이별 장면이 있어서, 실황으로 보면 더 뭉클하지요.


Let it go 와 Defying gravity는 느낌이 대단히 비슷합니다. 메세지를 보면

Let it go : 외로움 따위 상관없이, 착한 아이로 지낼 필요없이, 감정을 숨기지 않겠다. 남들이 뭐라던 상관없다.

Defying Gravity : 속박당하지 않고 내 직감을 믿고, 중력을 속이고 날아가겠다. (Defying gravity).


뭐 이런 느낌이니까요. 사실 위 두 곡의 작곡가가 같은 사람인가 해서 찾아봤는데, 다른 사람이어서 살짝(?) 아쉬웠어요. Let it go의 작곡자는 Kristen Anderson-Lopez라는 분인데, 니모를 찾아서와 곰돌이 푸우의 ost를 작곡했구요, Defying Gravity를 작곡한 Stephen Schwartz도 포카혼타스, 이집트왕자 등의 사운드트랙을 감독한 분입니다. 

두 사람 모두 디즈니 ost를 담당해서 맡았으니, 성향이 비슷할 것이고, 아마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그 때문일겁니다.



겨울왕국이 벌써 600만 관객을 동원했다고 하네요. 화려한 캐스팅 없어도, 좋은 스토리와 음악만으로도, 감동은 충분히 전해졌습니다. 안 보신 분 있으면 어서 극장으로 가서 보시길 권합니다.



여담1) 영화 마치고 스탭롤 나올 때 시스타의 효린이 부른 Let it go가 흘러나옵니다. 그 특유의 신경질적인 톤도 나름 매력있더군요.

여담2) 디즈니 영화에는 엔딩마치고 쿠키가 들어가는게 기본인가 봅니다.

여담3) 2014년 1월 24일, 200만 관객을 넘어서자 저 멀리 천조국에서 감사축전이 도착했습니다


"본작의 감독인 크리스 벅과 제니퍼 리가 올라프의 입을 빌어(?) 한국 팬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고 하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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