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관전평 2014.10.29 LG vs 넥센 (PO 2차전)

스포츠 2014. 10. 29. 12:49

[PO 2차전] LG(1승1패) 9:2 넥센(1승1패)



신정락의 호투로 시리즈 스코어를 타이로 만들었습니다만, 선수들을 칭찬하기 이전에 5회초 공격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최태원 주루코치의 실수를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경기였습니다. 최태원 코치는 전반적으로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선호하는 편이라 시즌 중에도 종종 사인 미스에 대한 논란이 있어 왔습니다.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라는 것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서, 성공하면 상대를 크게 흔들 수 있는 반면 실패 시 역적이 될 수 밖에 없죠. 따라서 시즌 중의 한 경기라면 납득이 가능한 수준의 플레이라 할지라도 아웃카운트 하나가 갖는 무게감의 차원이 다른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는 보다 신중하게 행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최태원 코치는 이미 작년 플레이오프에서도 주루 사인 미스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기에 더 신중했어야만 합니다.



작년 플레이오프에서 LG가 1승 3패로 두산에게 한국시리즈 티켓을 내주게 된 결정적인 순간이 3차전 9회초 득점 찬스에서 두 명의 주자가 홈에서 아웃당한 사건입니다. 외야수의 송구도 좋았었지만 결정적으로 주루코치의 판단 미스가 패착이었습니다. 최소 동점에 만루 찬스에서 공격을 이어갈 수 있었던 상황을 날려버리면서 시리즈 우세를 내주었고, 4차전에서 실책을 남발로 자멸하면서 11년만의 포스트시즌을 허망하게 마무리했었죠.



2차전 5회초 1사 2,3루 상황을 복기해보자면, 오지환 선수가 친 1루수 앞 땅볼을 1루수가 빠르게 처리했고 송구과정도 매끄러웠기 때문에 3루 주자의 스타트가 빠르지 않았다면 귀루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었을 것입니다. 명백한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운좋게 박동원 포수가 공을 빠트리면서 세이프가 되었고, 홈에서 접전이 벌어지는 사이 오지환 선수가 2루로 진루를 시도합니다. 이 사이 3루 주자 손주인 선수가 홈으로 대쉬하는 상황이 벌어졌죠. 박동원 포수가 2루로 송구하였지만, 강정호 유격수가 공을 컷트하여 홈으로 정확한 송구. 홈으로 대쉬하는 척만 하고 귀루하였다면 1사 2,3루에서 공격을 이어갈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투수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득점권에 두명의 주자를 두고 투구한다는 것은 엄청난 압박감입니다. 게다가 주자를 볼 수 없는 좌완 투수였으니 작전을 내기도 한결 수월했을 것입니다.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다음 타자인 정성훈 선수가 투수 땅볼을 치며 물러나는 바람에 주자가 있었더라도 득점을 하기는 어려웠을테지만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입니다. 선발투수를 더 일찍 내릴 수 있었던 기회가 무산된 것은 딱 한 끗 차이였죠. 다행히 리드를 잘 지키고 8회 빅이닝을 만들며 승리를 가져왔지만, 만약 계속 쫓기는 상황에서 필승계투조를 모두 소모해버렸거나 경기를 내줘버리게 되었다면 2년 연속 플레이오프 탙락이 거의 확실시 될 수도 있었습니다. 사실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니 망정이지 만약 탈락했다면 논란이 될 만한 상황이 지난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여럿 있었습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채럼버스'에 버금가는 이병규-박용택 선수의 '그랜드 크로스' 아웃도 있었죠. 작년과는 다르게 사소한 미스로는 분위기를 쉽게 내주지 않을 만큼의 경험치가 쌓인 것 같아 다행이긴 합니다만, 남은 경기에서는 보다 집중력있게 플레이를 펼쳤으면 하네요.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도 말이죠.




신항로를 개척한 '채럼버스' <위, 출처:구글검색> 빅뱅과 용암이 교차한 '그랜드 크로스' <아래, 출처:일간스포츠>.
위는 누의 공과로 아웃, 아래는 선행주자 추월로 아웃되었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병맛이라는 점은 같다.



양팀 감독님들의 '홈블로킹을 금지' 구두 서약이 파기된 것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겠습니다. 긴박한 순간에서 습관대로 플레이한 것이라고 보기에 무리가 없을 뿐더러, 개인적으로는 적절한 수준에서의 홈블로킹 또한 야구의 묘미 중 하나라고 보거든요. 물론 홈플레이트를 깔고 앉는 식의 블로킹은 하면 안되겠죠. (김ㅌ군 이 ㄱㄱㄲ)



신정락은 유한준에게 맞은 솔로 홈런 한방을 제외하고는 완벽한 피칭을 보였고, 계투진도 김선규를 제외하고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8회초 조상우-한현희의 승부조작 급 볼질로 인해 빅이닝을 만들기 이전까지 벤헤켄 선수의 호투에 밀리며 타선이 다소 침체였지만, 그런 와중에서 꾸역꾸역 한 점씩 적립한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상대 투수가 크레이지 모드라면 이런 식으로 점수를 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LG는 그걸 해내면서 2차전을 가져왔고, 넥센은 결국 신정락을 공략하지 못해 2차전을 내준 셈이겠죠.



앞으로 나오는 넥센의 선발투수들은 벤헤켄 보다는 상대하기 쉬울 겁니다. (한국시리즈까지 내다 본다고 해도 벤댄헐크 정도만 까다로울 뿐이지 다른 선발들은 해볼만하다고 보네요) 그런점에서 본다면 오늘 경기의 최대 수확은, 넥센이 자랑하는 조상우-한현희 필승조를 상대로 빅이닝을 만든 것이죠. 1차전에서 50구 가까이 던진 조상우의 구위 하락을 확인했고, 긴장을 하지 않는다는 한현희도 개뻥이었음을 증명했습니다. 3차전은 난타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점수를 꽤나 주고 받는 타격전이 될 양상이 커보입니다. 결국 선발 오재영의 강판 시점을 얼마나 앞당기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며, 불펜진이 가동된 이후에는 LG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리라 생각되네요. 게다가 홈인 잠실구장에는 3만에 가까운 지원군이 버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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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허...이게 뭐죠? 다음 메인에 걸렸네요.

(http://sports.media.daum.net/sports/baseball/)

링크 타고 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본 리뷰는 LG팬의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 작성되었으며

친구들끼리 잡담하듯 할 만한 얘기들을 풀어서 쓴 글이오니

혹시 불쾌감을 느끼신 분이 있다면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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