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관전평 2014.10.22 LG vs NC (준PO 2차전)

스포츠 2014. 10. 23. 05:02

[준PO 2차전] LG(2승) 4:2 NC(2패)


우천으로 경기가 두 차례나 순연된 상황에서 보다 집중력을 가져간 쪽은 LG였습니다. LG에 강했던 찰리가 나오지 못한 점이 호재로 작용하긴 했지만, 에릭 역시 만만한 투수는 아니였지요. 우규민이 시즌 마지막 등판인 지난 금요일 롯데전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바, 밀리는 경기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기대치 않았던 장타 두방으로 흐름을 가져왔습니다. 정성훈 선수는 워낙 노려치기에 능해 가끔 뜬금포를 터트리기도 하는 터라 그러려니 했는데, 스나이더의 투런은 확실히 승기를 잡는 홈런이었죠. 오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도 보았듯이, 단기전에서는 1승이 보장되는 특급 선발 투수와 홈런 타자의 존재가 상대팀에게 큰 압박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약간은 우려가 되었던 우규민의 호투와 스나이더의 결정적인 홈런은 마치 범가너와 펜스가 샌프란치스코의 1승을 만들어낸 것과 같은 역할을 하였죠.



시즌 때와 같은 타자가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개안(x 렌즈 교체 o) 후 무서운 모습을 보여주는 (빵)스나이더 덕분에 여러모로 타선 풍성해진 느낌입니다. 라뱅과 작뱅, 용암택과 대괄, 신성 채은성과 토템 정의윤 등 풍족한 외야진을 보유한 LG지만 상대적으로 중견수비를 맡길만한 선수는 적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었는데, 빵스나가 계속 이런 타격을 보여준다면 외야진 구성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노인네들 체력 안배 차원에서 효과적이지요. 이제_더_이상_40대에게_중견수를_시키지_말라.bread 오늘 경기에선 박용택, 이진영 두 선수가 다소 잠잠했는데, 뭐 이 분들이야 이러다가도 귀신같이 몰아치기 시전하시는 양반들이라 걱정하지 않습니다. 1차전 잠잠했던 손주인 선수도 오늘 2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더군요. 2회초의 타구도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가 될 뻔했습니다만 이종욱에게 잡혔죠. (사실 좀 말이 안되는 수비였어요. 종박 ㄱㄱㄲ) 오지환 선수가 계속 타격을 풀어나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다소 우려가 됩니다. 김용의와 자리를 바꿔서 하위타순에 배치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지 않을까 하네요.



우규민에 이어 두번째로 나온 신재웅과 7회 2사에서 신정락을 구원해 등판한 이동현 선수는 역시 예상했던대로 불펜의 핵심이었습니다. 올시즌 내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LG 불펜의 핵인 두 선수가 동점 혹은 역전의 위기마다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승리를 지켰습니다. LG가 이기는 경기를 계속하게 된다면 이 두 선수에게 과부하가 걸리게 될 것이 자명한데, 그런면에서 신정락의 롤코 투구는 다소 아쉬웠습니다. 테임즈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후 5-6-7번으로 이어지는 타순이라, 상황으로 봐서는 이동현이 나오는 편이 낫지 않았나 싶습니다. 양상문 감독이 대체로 이동현을 대체로 8회에 쓰는 편이라  다른 투수가 나올 것으로 생각은 했지만요. 그렇다면 정찬헌 혹은 유원상인데, 두 투수에게 타이트한 상황을 맡기기는 어렵다는 계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신정락이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면 8회까지 던졌겠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야구죠. 이동현을 아끼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양감독님이 제일 컸을겁니다. 아쉽게도 결과론적으로는, 3차전에서 위기상황이 빨리 오게 될 경우 2~3이닝 정도를 맡아줬어야 할 신정락을 소모해버린 셈이 되었죠.



불의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박경수가 엔트리에서 탈락하며 2루 수비에 대한 걱정이 다소 있었는데, 김용의 선수가 1, 2차전 연속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다행입니다. 특히 4회 테임즈의 타구를 직선타로 처리하며 더블플레이로 이닝을 종료시킨 것은 상대에게 넘어갈 뻔 했던 흐름을 다시 가져오는 Giga McHin 수비였죠. 타석에서도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사실 타격도 나쁘지 않고 작전 수행 능력이나 주루 능력 등에서 여러모로 쓰임새가 좋은 선수인데, 이번 시즌 주전 경쟁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작년에 비해 출장 횟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이에 대한 무언의 항쟁인지는 모르겠으나, 계속 이렇게 좋은 모습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9회초 대주자 문선재의 득점으로 4:2가 되며 경기는 거의 끝났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봉중근 선수가 훌륭한 마무리 투수이긴 하지만, 포스트시즌과 같이 큰 경기에서 1점차 등판과 2점차 등판은 하늘과 땅 차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선재 선수의 플레이는 엄연히 본헤드였습니다. 타구 판단이 안 된 것인지, 아니면 아웃카운트를 착각한 것인지는 몰라도 득점이 되지 않았다면 가루가 되도록 까일만한 플레이였죠. 근데 가끔 상대 수비가 실수를 저지를 것만 같은 묘한 기분이 들 때가 있긴 합니다. 2009년 롯데와의 홈개막전에서 비슷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1루 주자였던 조인성 선수가 평범한 내야 땅볼 때에 3루까지 오버런을 하길래 '정말 똥이 ㅈㄴ 급했나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만 1루수 김주찬 선수가 3루 응원석으로 송구를 하는 바람에 한점을 공짜로 얻었었었고, 이 점수가 추가점이 되면서 LG가 시즌 첫 승을 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찾아보니 2009년 4월 7일 경기네요. 이 경기 하이라이트 은근 꿀잼입니다. 추억의 심수창 선발에 이진영의 레이저 송구, 조인성의 똥급런, 권용관의 X존 첫 홈런 등등... http://goo.gl/Aa0oV0) 차치하고, 이런 요행을 바라는 플레이는 포스트시즌에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문선재 선수는 포스트시즌 기간 동안 대주자로 나서는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 보다 경기 상황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2승을 먼저 거두며 PO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 두었습니다만, 사실 대다수의 LG 팬들께서 PO진출은 거의 확정되었다고 생각하실 것 같네요. 하지만 마지막까지 방심은 금물입니다. 3차전을 내주고 나면 '다음 경기 이기면 돼'라는 심리보다 '다음 경기도 지면 어떡하지?'라는 심리가 더 크게 작용하게 되겠죠. 상대는 이런 심리를 절묘하게 파고드는 사람인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팀입니다. 두산 감독 시절도 뒤지고 있다가 리버스 스윕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여럿 있었죠. (물론 리버스 스윕 당하는 데에도 능하긴 했지만...) NC 입장에서는 나성범, 테임즈 앞에 주자를 쌓아야 득점이 원활해질테니, 3차전에서는 1,2번 타순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이종욱이 1,2차전 때에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친숙한 잠실에서 경기를 치루기 때문에 전진배치 될 수도 있겠네요. (잠실 종박은, 무섭습니다.) PO에서 넥센과 대등하게 싸우기 위해서는 3차전에서 끝내야만 합니다. 모두 각잡고 시청(혹은 관전) 하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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