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트 모던(Tate Modern)미술관은 템즈강변을 따라 런던의 중심부에 위치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중 하나입니다.
피카소, 고흐, 모네같은 전설적인 화가들의 그림이 가득 (그것도 모두 진품만) 전시되어 있는 명소중의 명소이죠.
특히나 파블로 피카소의 Three dancers(세명의 무희들) 라는 작품은 제가 미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된 계기였어요.
저는 그다지 미술과는 친하지 않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림을 그리는 것에는 영 소질이 없어서요.
그런데 Three Dancers는 제 생각을 많이 바꿨습니다.
Just because you're not familiar with drawing doesn't necessarily mean you don't know art!
피카소 - 세명의 무희들
개인적으로 저는 알록달록한 스트릿의류를 참 좋아합니다. 한국나이로 26살. 점잖게 옷입을 나이도 되었건만
캐쥬얼을 입을때도 깔맞춤을 시도하는 편입니다. (모자색과 신발색, 티셔츠와 시계색을 맞춰주는 따위의 행동들 말이죠.)
위의 그림 Three Dancers에는 제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가 다 들어있었습니다. 제일 큰건 색감이었죠 역시나.
거기다가 기하학적이고 각진 저 그림들. 아기자기함까지.
그림이 가진 메세지는 (옆의 설명에 의하면) 사랑, 증오, 섹스에 관한 메세지였다고 되어있었는데요,
솔직히 거기까진 이해할수 없었습니다. 다만 그림자체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두고두고 보게되었죠.
너무나 강렬한 그때의 기억은 저로하여금 "테이트모던=Three Dancers"라는 식으로 연관짓게 만들었죠.
어쨌든 저는 테이트 모던에서 꽤나 감명을 받고 나온 반면, 현재 런던에 거주중인 형은 들어갔다가 20분만에 나왔다네요.
오랜만에 사람을 향해 측은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ㅉㅉㅉ 하며 말이죠.
저는 런던에 참 좋은 기억이 많습니다.
2007년부터 스타벅스커피 펀치카드를 찍듯 세계의 유명 관광지들을 돌아다녔지만 한번 여행을 하고나서
'꼭 다시와야겠다'는 생각을 들게하는 곳은 그리 많지않았어요. 런던은 그 많지않은 곳중 하나입니다.
정말 그 유구한 역사와 전통만큼 무수한 볼거리와 살거리(웃음)들이 절 매혹시켰죠. 꼭 다시간다고 다짐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흘러 곧 다가올 2009년 11월 마지막주, 추수감사절 연휴 10일을 어디서 보낼까 고민하던 참에,
테이트모던 들어갔다 20분만에 나왔다는 형이 저의 숙박비 문제를 해결해줄수 있다는걸 알고 주저없이 런던행을 택했죠.
11월 마지막주 런던에서는 무슨일들이 벌어질까? 하는 호기심에 구글을 뒤져봤습니다.
맨체스터에서는 터키의 베식타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챔피언스리그 조예선 경기가 있더군요.
운좋게 기회가 닿는다면 가려구요. 우리 희망의 산소탱크 박지성님이 있잖아요.
어쨌거나 그건 맨체스터고, 그럼 런던엔 뭐가 있을까 찾아보니.
Pop Life - Art in a material world
팝아트 전시회가 있군요. 팝아트가 정확하게 뭐냐고 물으면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대중문화를 이용한 예술 정도죠.
앤디워홀이 그린 마릴린먼로는 정말 유명하죠. 그런게 팝아트래요. 잘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공부좀 하고 포스팅하죠.
아무튼 이 전시회에 가야하는 이유는 저의 우상 Pharrell Williams와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타카시상의 합작품 때문입니다.
무엇이 있을지는 알려주지 않았지만, 꽤 재밌는게 나올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Pharrell은 유명한 힙합 프로듀서인데, 요즘은 자기 영역에 만족을 못하고 양초와 가구디자인에도 손을 댔더랍니다.
PHARRELL WILLIAMS X ATELIER WM
Available at colette, BBC Ice Cream store NYC
and Ice Cream store Tokyo..
자기 손가락 모양을 본떠서 양초를 만들었군요.
ATELIER WM이라는 브랜드와의 합작품입니다.
(유명 브랜드와 힙합아티스트들의 Collaboration은 이젠 이상한 일도 아닌것이 되어버렸습니다.
루이비통에서 Kanye West가 디자인한 신발이 나오는 세상이니까요.)
색감좀 보세요 알록달록. 왠지 보고있으면 경쾌하죠. 저아저씨가 스펀지밥을 그렇게 좋아한답니다. 제대로 B급감성이죠.
사실 할로윈데이 아니고서야 집안에 저런거 두기는 좀 음산하긴 하지만
다른사람이면 몰라도 Pharrell이 했다고 하면 괜시리 스타일나고 하나 갖고싶어지는 심리가 생겨요. 이상하죠.
퍼렐횽아의 색다른 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거 보면 무슨생각 드십니까?
뭐긴 이사람아 그냥 의자지.
검은색 은근 탐나네요.
의자입니다.
힙합프로듀서라는 명함은 부족했는지 이젠 자기 이력에 가구디자이너를 한줄 더 추가했어요.
Domeau & Pérès라는 가구 디자이너와 팀을 이루어 만들었다는 Perspective라는 이름의 의자입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저 의자들로 전시회까지 따로 열었었다고 하네요.
아쉽게도 아무나 살수 있는건 아니고, 색깔별로 4개씩만 출시되서 희소성을 높였습니다.
남녀간의 사랑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남자와 여자의 다리라는데.
계속 보고있으면 왠지 야릇합니다.
말이 길어졌네요.
저는 지금 테이트모던 미술관에서 10월달부터 내년 1월까지 계속되는 팝아트 전시회에 대해서 논하고 있었구요,
패럴 윌리암스가 참여하는 작품이 있다고 해서 관심이 간다는 말씀을 드리는 중이었습니다.
런던이 기대되고, Pharrell의 손길이 묻은 작품을 직접 보러 간다는것만도 흥분됩니다.
부디, 알록달록 재미있는 팝아트들이 가득한 그런 전시회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