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 감상 후기

덕질/영화 2015. 1. 17. 02:11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신작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보고 오는 길입니다.






이 영화는 이라크전 당시 공식 기록으로 160명, 그리고 비공식적 기록 (사살을 확인하고 보고서에 올리지 않은 건수)은 200건이 넘는다는 '라마디의 악마'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전설적인 스나이퍼의 실화를 담은 이야기입니다.




포스터도, 제목도 너무나 미국스러운 이 영화는 사실, 미국 영웅주의를 다루는 영화와는 거리가 있으며, 차라리 반전영화에 가깝습니다. '영웅'이라는 측면에서 캐릭터를 표현한 것이 아니라, 가정을 두고 있는 생활형 가장의 고뇌를 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직장인같다고 할까요. 전우들을 무사히 움직일 게 해주는 것이 그의 '일'이고, 그 '일'에 따라서 그는 그저 묵묵히 방아쇠를 당길 뿐이지요. 저렇게 단순하게 어찌보면 이분법적으로 생각을 하다보니 오히려 자신이 몇 명을 죽였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어보입니다. 다만, 그가 신경쓰고 마음 아파하는 것은 자신의 눈앞에서 생명을 구할 수 없었던 전우들의 목숨이었습니다. 자기가 '일'을 제대로 못해서 친구들이 다치거나 죽어나가니까요. 그렇다보니 그는 퇴역해서도 전장을 누볐던 부상자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며 힘을 주려고 합니다. 




영화는 그러한 과정들(감정 등의 흐름)이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왜 그가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설명되고 있습니다. 지독하게 절제를 추구하는 이스트우드 감독의 성향이 이 영화에서 거의 만렙을 찍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전의 그의 몇몇 영화들(인빅터스, 밀리언달러베이비 등)은 절제가 너무 심해서 제가 메세지를 파악 못 한 채로 영화가 끝나버린 적도 있었거든요.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최근 영화들의 전반적인 트렌드가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연출에 치중이 되어 있지만, 이스트우드 감독은 꾸준히 그만의 '절제하는 연출'을 밀어부치며 우직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그리고 최근의 박스오피스는 그의 스토리텔링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좋은 영화였습니다. 멋대로 리뷰를 하기엔 너무 대작이라 짧게 줄여야겠어요. 더 길게 쓰면 실례가 아닐까 싶군요 ㅎ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크리스 카일의 인터뷰를 공유하며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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