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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17 대한민국은 하청공화국이다 1
  2. 2014.02.03 안녕 by ㄲ 3
  3. 2009.11.10 연평도에서 일어나는 일들
  4. 2009.10.04 체력보강 8
  5. 2009.09.20 잡설
  6. 2009.09.19 지난 여름

대한민국은 하청공화국이다

우리 사는 이야기 2014. 2. 17. 13:07

한국 경제를 선도하는 제조업 기반 산업은 아웃소싱을 통해 빌려온 창조성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른다. 창조성을 착취 하려고만 든다.



올해 벽두부터 SNS에선 패러디물 하나가 큰 화제가 됐다. 2011년에 열린 64회 칸영화제 포스터를 한국에서 만들었으면 어떻게 망가지게 됐을지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하청받은 디자이너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원청업체의 담당자가 어떻게 망치는지 고발한 것이다. 먼저 미니멀하게 디자인된 실제 포스터가 등장한다. 바로 옆엔 이른바 컨펌해줄 권한이 있는 담당자의 품평이 달려 있다. “디자인 욕심은 알겠는데요. 너무 마이너해요.” 이어서 담당자의 품평에 따라 새로 만들어진 포스터가 등장한다. “수정 사항 봤는데요. 내부 논의 결과 반응이 안 좋네요. 그냥 배우 얼굴 크게 해주시고요. 영화제 이름 잘 보이게 해주시고요.” 이렇게 해서 포스터엔 “5월 당신의 감성을 충족시킬 명품 영화제가 온다”라는 설명적인 카피가 실리게 된다. 원본 포스터는 설명적이기보단 감각적으로 만들어졌다. 마지막 포스터는 전달하려는 정보만 가득하다. 포스터가 아니라 전단지다.
웃기다. 웃어넘길 얘기가 아니다. 지금 한국 경제의 폐부를 찔렀기 때문이다. 정부는 창조경제를 부르짖고 있다. 시장에 벤처기업만 많이 깔아놓는다고 창조경제가 창조되는 게 아니다. 기존 기업들의 활동까지 창조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애써 육성된 벤처기업은 무용지물이 된다. 지금의 한국 경제 구조 안에선 신생 벤처기업들은 우선 기존 기업들의 하부구조를 이룰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출 의존형인 한국 경제에서 돈이 있는 쪽은 수출 대기업밖에 없다. 비좁은 내수 시장에 의존해서 신생 기업이 자본을 축적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 20년 동안 내수 기반으로 자본 축적에 성공한 벤처기업은 넥슨이나 NC소프트 같은 게임 업체와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업체 정도다. 이들도 창업 초기엔 기존 대기업들의 하청업체였다. 지금도 별다르지 않다. 벤처기업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이디어로 내수 시장에서 단박에 대박을 내기를 바란다면 그건 창조경제가 아니라 ‘로또경제’다. 창조경제도 일단은 기존 경제에 기생할 수밖에 없단 말이다.

 

기존 기업들은 대부분 제조업 기반이다. 신생 벤처기업은 대부분 지식 기반이다. 자연히 한국 기업 생태계는 제조업 기반 산업이 상부구조를 이루고 지식 기반 산업이 하부구조를 이루는 이중구조로 재편돼 왔다. 제조업이 지식업에 하청주는 경제 말이다. 칸영화제 포스터를 휴대전화나 자동차 CF로 바꿔보면 이해하기 쉽다. 한국에선 제조를 위해 지식이 봉사한다.
사실 한국 경제는 1970년대 중화학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던 시기부터 단일한 하청 경제 구조를 구축해왔다. 완제품을 내다 파는 수출 대기업을 필두로 수많은 부품 업체와 협력 업체들이 하청과 재하청과 재재하청과 재재재하청 기업들과 견고한 피라미드 구조를 이뤘다. 한국의 경제 발전은 이런 제조업 하청 체제가 밑바탕이 됐다.
제조업 하청 경제가 작동하는 원리는 명료했다. 자동차 조립 업체와 부품 업체의 관계를 보면 알 수 있다. 자동차 조립 업체는 완제품을 설계한다. 완제품을 부품 단위로 잘게 쪼갠다. 부분 부분까지 부품 생산을 하청준다. 이때 하청업체는 설계에 따라 정확하게 부품을 만들어야 한다. 길이와 무게와 모양까지 딱 들어맞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틀리면 완제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원래 하청 경제는 필연적으로 가혹한 착취를 동반한다. 누군가 대신 노동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인류의 궁극적 목표다. 20세기 초까지 이어진 식민지주의 역시 우리나라 사람 대신 다른 나라 사람에게 노동을 하청 주는 과정이었다. 21세기에도 하청에 의한 착취 구조는 달라지지 않았다. 누가 누구에게 하청을 주느냐만 바뀌었을 뿐이다.
자연히 한국의 제조업 하청 경제에선 원청업체가 하청업체한테 끊임없이 품질 개선을 요구하는 게 관행이 됐다. 이집트 파라오는 유대인들한테 노동의 양을 착취했다. 제조업 하청 경제에서 착취하는 건 양이 아니라 질이다. 역설적으로 이런 가혹한 품질 제일주의는 한국의 제조업 기술력을 단시일 내에 끌어올렸다. 앞서 일본과 독일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한국 경제를 견인한 건 제조업 하청 경제만이 아니었다. 건설업 하청 경제도 있었다. 제조업 하청 경제가 정밀함에 집중한다면 건설 하청 경제는 저렴함에 집착한다. 건설업 역시 제조업처럼 수많은 하청업체들이 늘어선 피라미드 구조다. 차이가 있다. 제조업에서 생산한 제품들은 작동한다. 휴대전화는 울리고 자동차는 달리고 배는 떠다닌다. 성능을 평가받는단 얘기다. 건설업에서 생산한 제품은 작동하지 않는다. 아파트도 서 있고 빌딩도 서 있고 다리도 서 있을 뿐이다. 건설업의 경쟁은 성능이 아니라 공기 단축과 비용 절감으로 나타난다.
결국 건설 하청 경제는 원청업체가 가혹하게 하청업체한테 원가 절감을 주문하는 관행을 낳았다. 제조업 하청 경제는 가혹했지만 그나마 기술력 향상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이뤘다면 건설 하청 경제는 오직 착취뿐이었다.
한국 기업들은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지식 기반 사업에서도 빠르게 아웃소싱 비율을 높여왔다. 기업 내부의 지식 기반 활동은 대표적으로 경영 전략과 광고 홍보와 마케팅 리서치가 있다. 과거엔 이런 활동은 기업 내부 조직이 도맡아 했다. 지식 기반 아웃소싱은 미국에선 1990년대부터 경영의 대세였다. 비용 절감 때문이었다. 고용 유연화를 위해서였다. 하청업체는 원청업체가 만족하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시제품을 다시 제작한다. 경우의 수가 많아지는 만큼 원청업체 입장에선 선택의 여지가 많아진다. 하청업체가 늘어날수록 같은 비용에도 일의 절대량은 증가한다. 최종 제품의 질도 높일 수 있다.
이런저런 유리함들 때문에 한국 기업들은 빠르게 지식 기반 업무에 대해서도 아웃소싱 비율을 높이기 시작했다. 정부도 동반 성장이니 일감 나누기니 하는 구호를 내걸면서 아웃소싱을 장려했다. 지금은 하청과 재하청과 재재하청까지 확장됐다. 덕분에 제조업 기반 하청 경제와 건설업 기반 하청 경제에 이어 지식 기반 하청 경제가 생겨나게 됐다. 2013년에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의 하도급 거래에 대한 서면 조사를 실시했다. 크게 제조와 건설과 용역이란 3개 업종에서 10만 개 사업자가 조사 대상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중에서 불과 5000개 업체만을 원청업체로 분류했다. 나머지 9만5000개 사업자가 모두 하청과 재하청과 재재하청업체라고 봤다. 그나마 이것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실태 조사를 할 수 있는 범위에 국한된 숫자다. 통계로 잘 잡히지 않는 재재재재재하청업체까지 더하면 그 숫자를 정확하게 가늠하긴 어렵다. 이쯤되면 한국은 하청 공화국이다.
문제는 지식이 제조에 봉사해야 하는 한국적 현실이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하청 논리가 지식 경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지식 기반 산업에선 창의적 아이디어가 곧 원자재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안 된다. 그런 아이디어가 제대로 실행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지식 기반 하청 경제 구조에선 불가능에 가깝다. 아웃소싱은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최종 완제품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었다. 최고의 부품을 모아서 완제품을 만든다는 개념이었다. 한국에선 정반대로 작동한다. 포스터 패러디가 통렬하게 꼬집고 있는 부분이다.

 

칸영화제 포스터 패러디 같은 일이 일선 현장에선 거의 매일 벌어진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하청업체 담당자는 말한다. “클라이언트에 해당되는 대기업 담당자는 거의 막무가내로 불가능한 결과를 요구합니다. 현실적이지 않다고 하면 하청업체니까 무조건 해와야 하는 게 아니냐고 우기죠.” 제조업처럼 품질 개선을 가혹하게 요구하는 셈이다. 제조업의 경우엔 부품의 정밀함을 요구하려면 설계도 정밀해야 했다. 어떤 부품에서 1밀리미터 오차가 나면 어떤 차이가 발생하는지 알았기 때문에 품질 개선을 강요할 수 있었다. 지식 기반 산업에선 그런 기준이 없다. 하청업체한테 품질 개선을 요구하지만 정작 기준은 주관적이다. 제조업 기반 하청 경제 구조에선 제품을 조립하는 원청업체 담당자가 하청업체 관계자보다 고수였다. 직접 설계를 했으니 당연하다. 지식 기반 하청 경제에선 거꾸로다. 하청업체가 더 전문가인 경우가 많다. 제조업 기반 사고에 익숙한 기업 담당자는 가혹하게 품질 개선만 요구할 뿐 무엇을 왜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는 오히려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비전문가가 전문가를 호령하는 꼴이 된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하청업체 관계자는 말한다. “결과물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사실 원청업체 담당자도 결정권이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 결과물을 갖고 상사한테 보고해야 하는 거죠. 한두 명도 아닙니다. 결제 라인이 본부장을 거쳐 사장까지 첩첩산중이죠. 그들의 요구에 맞추려다 보면 현장의 말을 들을 겨를이 없어요.” 상부 구조 안에서도 내부적으론 위계가 복잡하단 얘기다. 현장과 맞닿아 있는 일선 담당자는 사실 꼬리인 경우가 많다. 사장이나 본부장은 하청업체 실무진과 말도 섞지 않는다. 당연히 결과물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진다. 설사 원청업체 담당자와 하청업체 실무자가 생각이 일치해도 그런 창의적 아이디어들은 이내 경영진한테 가로막히기 일쑤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하청업체 직원은 말한다. “품질 개선을 요구하지만 기준이 모호한 것도 어렵고 그렇게 애써도 1년쯤 되면 하청업체를 바꿔버리려고 해서 더 불안합니다.” 건설업 하청 경제의 단점이 고스란히 이식된 경우다. 제조업 하청 경제에선 원청업체도 종종 기술력 있는 하도급 업체 앞에선 눈치를 봤다. 해당 업체가 경쟁사에 납품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지식 기반 하청 경제에선 품질의 기준이 모호하다. 상부 원청업체한텐 품질을 가늠할 수 있는 눈도 부족하다. 그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하청업체를 바꾸길 반복한다. 하청업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깎는 데만 익숙하다. 이런 게 반복되면 지식 기반 하청업체들은 도무지 성장을 할 수가 없다. 결국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일을 따내려는 하청업체들이 생겨난다. 비리가 발생한다. 건설업 하청 경제에서 일어났던 악순환이다.
한국처럼 내수 시장이 취약한 나라에선 수출 제조기업이 언제나 갑일 수밖에 없다. 그 밑으로 수많은 을들이 늘어서는 국가적 하청 경제는 필연적이다. 이젠 제조업 역시 지식 기반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자동차는 이젠 단순히 탈것이 아니다. 자동차는 패션이 될 수도 있고 품격이 될 수도 있고 생활이 될 수도 있다. 제품의 품질보다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상부의 제조업체들은 점점 더 하부의 지식 기반 업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휴대 전화를 전화기가 아니라 계층의 표식으로 만들려면 패션 업체와 마케팅 업체와 홍보 업체의 도움이 필요하다. 외부 하청업체의 창조성에 기댈 수밖에 없다. 정작 한국 경제를 선도하는 제조업 기반 산업은 아웃소싱을 통해 빌려온 창조성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른다. 창조성을 착취하려고만 든다. 당연히 좋은 결과물을 얻어내기 어렵다.
한국 경제는 내수에 기반한 지식 산업을 육성하지 않고선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가장 바람직한 발전 모델은 지식 기반 기업이 제조업체의 상부 구조를 이루는 그림이다. 미국에선 검색업체 구글이 제조업체 모토로라를 인수했다. 한국에선 이런 역전은 상상하기 어렵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태에선 한국은 언제나 제조업의 나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기대할 수 있는 건 상부의 제조업 기반 산업이 하부의 지식 기반 산업을 이해할 수 있는 눈과 귀를 갖는 길 뿐이다. 창조를 착취하려고만 하지 말고 스스로를 재창조해야 한다. 창조경제는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원청과 하청의 소통 속에 창조가 있다.



출처 : 에스콰이어 2014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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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by ㄲ

우리 사는 이야기 2014. 2. 3. 22:26

철들지 않은 어른들의 놀이터, ㅇ_ㅇ의 집필진에 합류하게 된 ㄲ입니다.

1. 이름에 대한 고찰

본명은 김기현입니다.
사실 특이 취향이신 아버지 덕분에 김보람이라는 이름을 가질 뻔 했으나
본적지에 거주하시던 할아버지의 기지(?)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되었네요.
일어날 起 에 어질 賢, 좋은 뜻인데, 중학교 무렵부터 지인들에게는 본명으로 불려본 적이 없어요.
별로 어질지 못했나 봅니다. 그래서 별명이 김기.
한 단체 카톡방에서 제가 자꾸 언급되면서, 김기 조차 길었나봐요.
그래서 처음엔 ㄱㄱ으로 불리다가 그마저도 귀찮아 ㄲ.
그래서 필명은 ㄲ으로 할랍니다.
귀찮다거나 이름이 싫어서라기 보다는, 씌여진 제 이름을 보는게 참 어색해서요.


2. 제목에 대한 고찰

근데 왜 첫 글, 첫 제목부터 반말이냐, 싶으실 수도 있겠는데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로는, 만날 때 hi, 헤어질 때 bye 인데
우리나라 말은 만날 때나 헤어질 때나 안녕,으로 통용이 되더라고요.
뭐, 그런 언어가 우리나라 뿐이겠냐만은. 여튼.

안녕이라는 단어가, 시작과 끝은 같은 선상에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블로그라는게 그래요. 소설이나 만화 연재처럼 마감 시간을 지켜야 되는 것도 아니고.
쓰고 싶으면 쓰고, 말고 싶으면 말면 되는데, 사실, 그게 어렵더라고요 저한텐.

한 번 시작하면 책임감 때문에 쓸 데 없는 포스팅을 하기도 하고,
썼다가 지웠다가, 심심하면 비공개로 돌렸다가,
또 정신병자마냥 다 지웠다가,
다음 날 후회하고 다시 썼다가.

한 두어번 그러고 나니 못해먹겠더라고요.
그래서 네이버, 티스토리 블로그 다 날려먹었는데.
본의 아니게 또 돌아왔네요.
물론 이번엔 공동 집필이라 예전처럼 지랄병 할 일은 없겠지만.
그만큼 목숨걸고 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이 시작일 수도 있지만, 이게 마지막 글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제목이 '안녕'



은 개소리고 그냥 앞으로 반말로 포스팅 하겠다는 뜻.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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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에서 일어나는 일들

우리 사는 이야기 2009. 11. 10. 13:00
방금전에 네이트온 기사를 읽다가 서해안에서 남북해군간에 교전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또 흥분을 하였습니다.
연평도에서 군복무를 했었던지라, 전역한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잊을수가 없고 계속 신경이 쓰입니다.
외국에서 생활하는 중이라 TV를 볼 길이 없어서, 네XX 신문기사를 통해서 보는 수밖에 없었는데요
다행히, 아군측 피해는 없고 오히려 도발하며 NLL을 넘은 북한 함정은 반파가 되어 돌아갔다고 하네요.
2002년 연평해전때 전사한 故 윤영하 소령의 이름을 딴 '윤영하함'의 위력을 제대로 맛보고 돌아간듯합니다.

다행히 무사히 넘어가서 다행입니다만, 네티즌 및 키보드 워리어들의 태도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제 눈에 비친 모습은 마냥 보기 좋지만은 않더군요.
베플은 '군인들 안다치고 무사히 끝났으면 좋겠다'는 요지의 글이었는데, 반대가 30이나 있었어요.
대체 그 30명은 뭐하는 인간들인지.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대로 간첩인건지, 그게 아니라면 무슨 사고방식인건지.
저도 계속해서 실시간으로 리플을 달아가며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습니다만 가관인게 한둘이 아니더군요.

이게 다 대한민국 현 대통령 탓이네, 혹은 박정희 전대통령 친일사전등재 막으려고 정부에서 터뜨린 기사라는둥
4대강 정비하고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말도 안되게 연결시켜서 현 정부를 비난하는 리플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 현역군인인데 군인인게 죄란다'라고 아무렇지 않게 리플을 달아대는 무개념 군인까지.
군대 2년은 그냥 시간떼우러 간게 아닌데 말이죠. 정신교육이 어떻게 된건지 참으로 궁금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대체 현역군인이 이런 국가 비상사태의 시점에서 인터넷에 리플이나 달고 있다는 게 충격적이었어요.
제 약간 과장된 의견으로는, 그런 군인들 잡아다가 정신교육 다시 시키고 영창 등의 징계를 내려야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휴전'상태지 '종전'상태가 아닙니다. 좀 더 강한 뉘앙스로 따지자면 '전시상황'인겁니다.
60년 가량 전시 상황이라는 말이지요. 우리나라가 모병제가 아닌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는 결정적 이유고
스티브 유가 한국에 영원히 돌아올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군대라는거, 직업의 특성상 비상시가 아니라면 한가한때도 있었습니다.
그렇다쳐도 자신들의 임무가 눈 앞에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서 임해야 합니다. 
나라를 지킨다는 사명감이 남의 일처럼 느껴진다면 자신을 지키고 자기 가족을 지킨다는 마음이라도 가지면서요.
그런 중요한 일을 앞에두고 어찌 현역군인이라는 자가 그런 뇌에 순두부만 들어있는 발상을 가질수 있는걸까요?

군인인게 죄다?

실로 어이없는 발상입니다.
저런 자들에게 어찌 우리가 나라를 맡기고 편히 잠을 잡니까.
확실히 문제있습니다. 저런 태도.


정리하자면, 오늘 서해안에서 남북한 함정간 교전이 있었고, 북한의 함정이 대파되어 돌아갔고 사상자는 없습니다만
그걸 바라보는 몇몇 개념없는 키보드워리어와 네티즌의 태도들, 특히 현역군인이라고 자칭한 어떤자의 태도가
저의 울화를 치밀게 했다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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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보강

우리 사는 이야기 2009. 10. 4. 14:37
체력이 좋으냐 안좋으냐를 가늠하는 척도는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턱걸이나 팔굽혀펴기를 1분에 몇개를 하느냐 등으로 평가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기준은 헬스클럽에서 몇파운드 이상을 들어올렸느냐가 되기도 하지요.
군대에 있을 적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거의 꾸준히 해온터라(과연?) 근력에는 나름 자신이 있는 편이었습니다만
선천적으로 하체가 부실한 나머지 뛰는것을 싫어해서 런닝은 쥐약이었어요.
1년전에 받았던 건강검진에서도 근력은 최상, 심폐지구력은 최하치라는 불명예를 받게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외국생활을 하며 가장 많이 보는 장면중의 하나는 남녀가 시원한 옷을 입고 따사로운 햇살아래 귀에는 이어폰을 꼽고 
조깅을 하는 장면입니다. 멋지죠. 가끔 남성들은 아예 윗통을 벗어 근육자랑을 하기도 하고요.
저는 그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몸매가 부럽다는게 아니라(☞☜)
왜냐면 저는 트레드밀 위에서 7.0 속도(가벼운 조깅속도)로 아무리 오래달려봤자 6분을 못넘기는 저질체력이었거든요.
한번은 제 옆에 왠 백인처자가 저와 나란히 트레드밀을 같은 속도로 뛴적이 있었는데
그래도 여자한테 질쏘냐! 하는 마음을 안고 정말 악으로 버텨서 15분인가를 뛰었습니다. 헉헉거리며 내려왔죠.
저는 그걸 마치고 그냥 근력운동이나 하자~ 하고 30분동안 근력 운동을 마쳤는데 그 처자는 그때까지도 뛰고있더군요.
직업이 마라톤 선수인지 의심이 가는 장면이었습니다....라는건 둘째고
너무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나의 심폐지구력은 여자보다도 약한것인가...하고 말이죠.

올해는 좀 제대로 살아보자는 각오를 다지고, 한인축구팀에 가입을 했습니다. 가입이라기보다는 뭐 친목도모 수준이지요.
처음 2주정도는 제대로 걸어다니지도 못할정도로 힘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엉덩이와 안쪽 허벅지같은 부분은 평소에 
많이쓰지 않는 근육이라 특히나 쑤시고 많이 힘들더군요. 무엇보다 견딜수 없는건 숨이 딸려서 수비가담 못해서 
실점할때였어요. 모든게 제 탓같고 부끄럽더군요.(흔히 말하는 '개발'이라 득점은 커녕 민폐나 끼치지말자..는 주의로 뛰는 중)
그런데 한 5주정도가 지난 지금은 정말 신기하게도 지치는 현상이 별로 벌어지지가 않더라구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체육관에 가서 트레드밀 위를 뛰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기가막히게도 30분을 뛰었는데도 숨이 가쁘질 않았습니다. 그때의 쾌감이란, 뭐라고 설명을 해야할지..
인간은 한계에 계속해서 도전하는 존재다..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더군요.
What doesn't kill you simply makes you stronger, just like Kanye told you.

다음주에 한인학생회에서 주최하는 축구대회가 있어요.
아마도 그 후로는 축구할 일은 없겠지만, 런닝은 그래도 빼먹지 않고 꾸준히 할 생각입니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무거운걸 들어올리는것보다, 뛰고싶은만큼 계속 뛸수있는게 더 짜릿하다는걸 깨달았거든요.
나이가 들면서 하향곡선이 그려질 시기가 분명 오겠지만, 아직까지는 '쓸수록 좋아지는것'이 몸과 두뇌가 아닌가 합니다.

운동해서 건강 찾읍시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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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설

우리 사는 이야기 2009. 9. 20. 14:13
다들 그러실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유독 시험기간만 되면 인터넷 사용량이 늘어납니다.
더 놀죠.
공부한다고 도서관와서 하는짓은 싸이월드입니다.
그리고 미니홈피에 정말 장황하게 글하나를 작성하곤 하지요.
참 웃긴게, 시험기간에 주는 프레셔가 좋은 글이 나오게 도와주는 것 같아요.
시험기간에 쓴 게시물은 정말 본인이봐도 훌륭한 글이 나올때가 많습니다.
훌륭한 글이라고 해봐야 감정에 호소하는 비관적 인생철학을 늘어놓은 것일뿐이지만..
게다가 그 글들의 퀄리티는 제 시험성적에 비례하지도 않아요 (털썩)

별 의미없이 그렇게 게시물을 많이 써내려가던 어느날이었습니다.
아는 형과 함께 홍대를 놀러갔는데, 그 형이 몇일 뒤 런던으로 유학을 가게됐거든요,
근데 그걸 알게된 그 형의 여자친구 (Girl Friend가 아니라 Female Friend)분이
당시 시각 새벽 2시였는데 갑자기 홍대를 오겠다는거예요.
그리고 심지어 저는 그분을 모르는데 그분은 저까지 보고싶다면서 홍대에 왔습니다.
알고보니 그 형의 미니홈피를 통해서 제 미니홈피에 들어왔고
제가 작성했던 몇몇 글들을 보게된 것이지요. 

근데 그 여자분이 저한테 그러는거예요. 제 애독자라고.
그분은 국문학도인데, 국문학도도 쓸수없는걸 제가 써내려 가고 있다면서,
심지어 이런말까지 들었습니다. '혹시 천재 아니신가요?'










뭐? 천재?




뭐 일단 저는, 확실히 천재가 아닙니다.
지금 회계학도 3학년으로 수학중인데요,
다른 친구들보다 아둔해서 시간을 두배이상 투자해야하는 그런 족속입니다.
일기장에 잡설 늘어놓는 걸 남들보다 약간 더 좋아할 뿐인 그런 사람이예요.

천재라는 말을 들으니 어떤 친구의 말이 생각납니다.
그대로 옮길게요

"천재성을 가진 사람으로써 한마디 하자면,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 못이기고
 노력하는 사람은 열정적인 사람 못이긴다."

천재.
노력하는사람.
열정적인사람.

저는 셋 다 아닌거같은데.
그냥 '즐기는 사람'하렵니다.
이상 시험기간맞이 잡설 끄읕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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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우리 사는 이야기 2009. 9. 19. 16:00
가족들과 제주도로 여행을 갔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군입대를 했던 2004년(벌써 5년전이구나..;;)을 기점으로 해서
아버지 어머니 저 동생 이렇게 4명이서 여행을 갈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부모님은 항상 거기에 계시지만 동생은 유학생이었고 저는 군인이었으니까요.
재밌게도 2007년부터 제가 유학생이 되고 동생이 군인이 되었습니다.
간혹 제가 한국에 가거나, 동생이 휴가를 나오는 타이밍이 맞으면 운좋게 만났지만
가족 4명이 휴양지로 함께 떠날 정도의 여유는 좀처럼 생기지 않았죠.

그런 우여곡절 끝에 2009년 여름, 우리 가족은 드디어 제주도에 가게됩니다 (두둥)
절경이 멋진 성산일출봉, 태왕사신기 세트장, 산방사같은 멋진 곳들을 두루 돌며
역사상 가장 풍족하고 느긋한 여행의 시간을 가졌죠.

사이좋은 부모님 모습.

80년대 양아치 학생들 컨셉

담임선생님 컨셉의 아버지



남자들끼리 음흉한 미소를 띄며 바닷가에 단체로 놀러가거나, 혹은
남녀 커플들 사이에 껴서 솔로부대의 위용을 자랑하는 것도 퍽 재미있는 여행입니다만
아무래도 가족끼리 가는 여행만큼 보람찰수는 없지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좋았던거, 친구들끼리 있으면 민망해서 찍을수 없는 컨셉샷들을
부모님은 적극적으로 밀어주셨다는 점입니다. 이를테면

뭐 이런 느낌의 사진들 말이죠..




더 어이없게 폼잡고 찍은 사진들도 많은데요, 역시나 부모님께서는 아량이 넓으세요.
덕분에 재미있는 사진 많이 찍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여하튼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지는 벌써 2달이 다 되어가는데 후기를 이제야 올리네요.
싸이월드 미니홈피로는 말할수 없는 그런내용들이라 여태 보류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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