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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對 NC전 (2015/4/26) 이동현의 마지막 공

스포츠 2015. 4. 27. 02:06





LG트윈스가 NC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면서, 2연속 위닝시리즈 기록을 이어 갔습니다. 요즘은 어쨌거나 연패를 당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이기에 예전과는 다른 안정감이 생겼습니다. 비록 하루 이기고 하루 지는 5할 분식회계 성적이기는 하더라도, 연패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팬들에게도 선수들에게도 심리적인 방어선을 구축해주는 효과가 있으며, 오래 전 잃어버린 강팀의 자리를 되찾는데 있어서도 필수적인 과정이기에 긍정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오늘 경기는 선발투수 헨리 소사가 7이닝 10K라는 무지막지한 기록을 세우면서 7:2로 손쉬운 승리를 거두는 듯 했습니다만, 9회 초에 올라온 마무리라고쓰고 봉화범이라고 읽는 봉중근이 여지없이 방화의 조짐을 보이며 7:3 상태에서 승계주자 한 명을 두고 이동현으로 교체가 되었습니다. 이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이 0.00이라 한동안 '미스터 제로'라고 불리던 이동현도 오늘 경기에서는 고전했습니다. 2실점 하면서 평균자책점이 1.64로 올라갔는데요. 다행히도 패배의 위기는 극복했습니다.





이기기는 했지만, 불필요하게 쫄깃한 경기가 집필된 원인에 대해 복기를 해보게 만들더군요.



오늘 경기가 패배 직전까지 몰린 원인은 양상문 감독의 봉중근의 회복에 대한 집착 때문입니다. 봉중근과 함께 몸을 풀고 있던 이동현은 7:2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봉중근이 올라가면서 더 이상 몸을 풀 필요가 없기에 들어온 것인데, 봉중근이 실점을 하자 부랴부랴 이동현은 마운드로 올라가야만 했습니다. 밸런스는 무너졌을테죠. 오늘 이동현의 컨디션이 좋아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한 몫했지만, 애초에 9회초부터 이동현을 올렸다면 불안할 경기를 할 필요도 없었을 겁니다. 선수의 자신감을 마운드 위에서 회복시키는 방법이 잘 들지 않는다면, 2군에 내려서라도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아오게끔 하는 것이 봉중근에게도 팬들에게도 납득할 만한 치료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오늘 아웃카운트 하나 잡은 직후에 볼넷을 허용한 후 봉중근 선수 표정은 안쓰러울 정도로 위축되어 있더군요.





양상문 감독이 인터뷰에서 밝힌 것 처럼 '마무리가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양감독 본인이 그 마무리를 자초했다는 것은 알고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사실이었죠. 하지만 모든 것이 아쉬운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이동현이 NC의 마지막 타자인 나성범을 상대했던 4구째 145km짜리 속구는 예술이었거든요.










145km 속구로 삼진을 잡으며 경기를 끝내는 LG 이동현







포크볼로 상대하다 예상치 못하게 빠른 볼로 삼진을 잡아내는 모습을 보며 전율을 느꼈습니다. 애초에 정면승부를 하려고 마음먹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점수는 한 점차에 주자가 가득 차있는 상황에서도 도망가지 않고 우직하게 속구로 승부하는 모습에서 이상훈의 향수마저 느껴지더군요. 의아했던 부분은, 경기를 마무리한 후에 확인한 신문기사 밑의 댓글에 이동현의 공만큼이나 최경철 포수의 Framing(미트질)에 대한 칭찬이 많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어느 로케이션에 꽂혔는지 확인이 필요할 것 같아 찾아봤습니다.





이동현의 4구째 공 로케이션. 미트질 덕을 본 것이 아닙니다.








힘겹게 이겨서 아쉽기는 했지만 LG 암흑기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가 경기를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며 기뻤습니다. 도망치지 않고 정면승부를 즐기는 투수가 뒷문에 있어 든든하네요. 혹자는 셋업맨으로 잘한다고 해서 마무리투수로도 훌륭한 것은 아니라고들 하지만, 2사 만루에서도 자기 공으로 윽박지를 수 있는 멘탈을 가진 투수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않을까요?

사실 올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는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써 그가 삼성의 안지만과 홀드왕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봉중근의 부진으로 인해 마무리투수를 겸업하느라 홀드왕 경쟁은 요원해보이는 지금, 이 참에 이상훈의 뒤를 잇는 LG트윈스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은 어떨까 상상해 보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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