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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래비티'를 보고

덕질/영화 2014. 3. 24. 10:07

 

 

 

 

CGV의 고마운 재상영 행사 덕분에 영화 '그래비티'를 극장에서 4DX로 보게됐습니다 (고마워요 CGV). 제임스 카메론이 영화 다 보고나서 했던 첫마디가 '이 영화는 미쳤다'라고 그랬던가요. 정말 그렇더이다. 이미 반년전에 개봉하고 한참 뜨거웠던 영화보고서 혼자 뒷북치는 것 같아 감탄은 최대한 배제하고자 합니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시놉시스는 매우 심플합니다. 우주에서 일하는 사람이 무사히 살아서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죠. 영화 중간중간에 초섹시남조지클루니가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디렉션을 산드라 블록에게 일일히,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사람도 그것만 따라가면 됩니다. 어려울 게 없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연출은 절대로 심플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를 '관람' 혹은 '감상'의 범위를 초월해서 '체험'까지 끌어올리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만들어줍니다. 4DX로 관람하고 처음으로 돈 아깝지 않은 영화였던 것 같아요. 무중력체험처럼 4DX 의자는 시종일관 앞뒤로 비스듬히 기운채로 움직이며 전(후)진하는 느낌을 갖게해줬습니다. 아마 4DX 성능이 가장 극대화된 영화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소시적(초딩시절) 롯데월드 어드벤쳐의 '다이내믹 씨어터'를 처음 타보고 느꼈던 충격의 몇 배 확장판이랄까요. 

 

 

 

 

 

 

 

 

우주의 광활함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 인지시켜주면서 그를 통해 공포를 선사하는 장르를 '코스믹 호러'라고 부릅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같은 영화들이 그런 범주에 속했죠. 아마 한동안 그래비티를 씹어먹을 코스믹 호러는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몇번이나 숨이 막혔는지 기억도 잘 안나네요. 감독이 참 무서운 사람인 것이, 영화 내내 절반 이상이 롱테이크씬입니다. 롱테이크는 현실감을 인지시키기에 가장 좋은 도구인데, 거기다 더 숨막히는 것은 폭발하고 충돌하는 장면에서 파열음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음성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완벽한 침묵과 공포 속에 고립되는 처절한 공포를 맛볼 수 있는거죠. 귀신나온다거나, 전기톱을 든 살인마가 나온다거나 하는 피 튀고 비명섞인 말초적 공포와는 종류가 다릅니다. 너무 무서워서 아무 소리도 낼 수가 없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중력이라는 제목 속에 감독은 인력도 담아냅니다. 외로움을 즐기는 여주인공이 결국 사람에게 끌리게되고(인력), 다시한번 희망을 안고 생존을 위해 싸우게 된다는 거죠. 지구에서 사람들이 중력없이 생활이 불가능하듯, 사람과 사람도 자연히 끌리게되어 서로에게 힘을 주고 함께 살아나가는 것입니다. 조지클루니와 산드라블록이 서로에게 의지하게 되는 부분은 그걸 말해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다만 고증오류라면 조지클루니가 자기 동년배의 여자에게 작업을 걸고있는 부분이다'라는 어떤 미국인 블로거의 리뷰가 있었다네요 ㅎㅎ)

 

 

 

그래비티라는 제목은 사실 블랙코메디에 가까운 수준의 작명센스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영화 러닝타임 내내 주인공은 무중력 상태에서 지내는데, 정작 중력이라는 걸 느끼는 장면은 불과 5분도 되지 않으니까요. 감독의 의도된 설정입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감독의 의도를 아는지 모르는지 '제로 그래비티'라는 제목으로 상영했다고 하니,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글링하다보니 그래비티 포스터를 팬들이 그려낸 것들이 종종 보이더군요. 공유하면서 리뷰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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